일본 군국주의 시절 덴노(天皇·일왕의 일본명칭)의 사진은 어진영(御眞影)이라고 불렸다. 각 학교나 관공서마다 어진영이 걸려 학생이나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존영(尊影)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 등 탈당자의 의원 사무소에 걸린 박 대통령의 ‘존영’을 반납하라는 공문을 지난 28일 보냈다고 한다.
이런 권위주의적인 용어는 당혹스럽다. 당청관계가 ‘최고존엄과 그 수하들’ 정도로 바뀐 것인가. 이런 구도하에서 한국경제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최고존엄의 심기에 맞지 않는 정책들이 가차없이 잘려나가고, 야당이나 여론의 지적이 제대로 반영될리 없다. 개성공단 폐쇄나 사드배치 같은 정책들이 경제적 부작용에 대한 판단없이 결정되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다.
20대 총선이 과거 어느 선거보다 정책이슈가 안보이는 이유도 왜곡된 당청관계와 관련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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