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세상에 ‘라면’이
없었더라면
1958년 어느날 일본 오사카 이케다시의 한 선술집. 밀가루를
원료로 한 식품 개발에 몰두하다 좌절끝에 자살을 결심한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1910~2007)는 죽기전 마지막 술을 한잔 하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
술을 들이켜며 주방장이 일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안도의 눈이 갑자기 번쩍 뜨였다. 밀가루 반죽을 묻힌 생선을 끓는
기름에 넣는 순간 밀가루 속에 있던 수분이 순간적으로 빠져나오고 밀가루 반죽에 작은 구멍이 무수히 생기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국수를 기름에
튀겨 건조시킨 뒤 뜨거운 물을 부으면 원래 상태로 풀어지겠구나.’
그는 연구실로 달려가 실험을 거듭했고, 마침내 58년 8월25일 전 세계인의 식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준 인스턴트 라면이 시판됐다. 보관성이 우수하고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식품의 대명사인 라면은 이렇게 등장했다. 닛신식품(日淸食品) 창업자인 안도가 처음 개발한 라면은 치킨라면으로 지금의 인스턴트 라면과 달리 수프가 아닌 면 자체가 맛이 나도록 개발됐다.
국내에서는 63년 9월15일 삼양식품이 주황색 포장지에 담긴 100g들이 라면을 10원에 시판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곡물
위주의 식사를 해온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고, 심지어 라면을 옷감의 일종으로 오해하는 일도 있었다. 비상이 걸린 직원들이 역과 극장, 공원에서
가두시식 캠페인을 벌이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서서히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때마침 65년 정부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혼분식
장려정책을 편 데 힘입어 식생활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라면은 지난 50여년간 꾸준히 소비량이 늘어나며 세계인들의 식품으로
성장했다. 세계 인스턴트 라면업체들로 구성된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07년 세계 라면 소비량은 979억개로 전년(916억개)보다
6.9% 늘었고, 연평균 10%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들은 1인당 1년에 평균 84개의 라면을 먹는다. 국민 전체가 1년 동안
먹는 라면은 37억8000만개다. 이는 라면을 1개씩 쌓았을 때 에베레스트산(8848m) 높이와 같다.
한 대형 할인매장의 올 상반기 매출 상위 품목 중 인스턴트 커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라면은 우리 식생활에서 여전히 주요 식품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칼로리가 높다는 점,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 등이 부족하다는 점, 인공조미료·산화방지제 등 화학첨가물이 포함돼 있는 점 때문에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대형 할인매장의 올 상반기 매출 상위 품목 중 인스턴트 커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라면은 우리 식생활에서 여전히 주요 식품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칼로리가 높다는 점,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 등이 부족하다는 점, 인공조미료·산화방지제 등 화학첨가물이 포함돼 있는 점 때문에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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