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여적]외래종의 세계화

서의동 2019. 8. 3. 18:57

2018.06.22 

최근 평택항과 부산항에서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돼 검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붉은불개미는 엉덩이에 날카로운 침을 지니고 있다. 이 침에 찔리면 불에 덴 듯한 통증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증상도 나타난다. 드물게는 사람이 죽기도 한다. 몸은 적갈색, 배는 검붉은색이며 크기는 3~6㎜ 정도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이다.

 

붉은불개미는 원래 남미가 서식지이지만 미국, 호주, 중국, 대만 등으로 확산됐고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의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처음 발견됐고, 지난 2월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중국산 고무나무 묘목에서 1마리가 발견됐다. 이어 지난 20일 부산항 허치슨부두 야적장에서는 붉은불개미 3000마리가 발견됐고, 이동번식이 가능한 공주개미 11마리도 확인됐다. 국내에서 대량 번식 직전까지 간 것으로 추정된다.

 

외래종 생물들의 운반체는 화물 컨테이너다. 검역당국이 식물류 적재 컨테이너에 대해서는 검역을 실시하지만, 일반 물품을 실은 컨테이너는 검역없이 하역되기 때문이다. 이 사각지대를 타고 다양한 외래종 해충들이 국경을 넘는다.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등검은말벌은 중국 상하이에서 부산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열대종이라 월동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내 전역으로 확산됐다. 독성이 토종말벌보다 훨씬 강해 2015년 경남 산청군에서 벌집을 제거하던 소방관이 벌에게 쏘여 사망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외래종 곤충인 대형하늘소의 확산으로 과수원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벚나무가 말라죽기도 했다. 이 역시 수입 목재 속에 숨어있던 유충이 일본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붉은불개미 대책으로 개미류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큰 코코넛 껍질과 나왕 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검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붉은불개미의 침입을 막을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연간 1300만개에 달하는 수입 화물 컨테이너를 일일이 검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역이 계속되는 한 외래종 생물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는 현상을 근절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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