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여적]DMZ 유해발굴

서의동 2019. 8. 3. 18:56

2018.06.07 

1996년 10월 초 미국 국방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지역에서 실종된 미군 사병의 유해를 발굴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휴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북한의 공동조사로 발굴한 첫 유해다. 상등병으로 확인된 유해는 ‘군번줄’로 불리는 인식표와 비상식량, 탄피 등과 함께 발굴됐다. 미 국방부 산하 미군 전쟁포로·실종자확인 합동사령부와 북한 공동 발굴단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33차례에 걸쳐 미군 유해 229구를 수습해 미국으로 송환했다. 주로 중공군과의 전투가 치열했던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 등 격전지에서 발굴됐다.

 

이 과정에서 함께 발굴된 한국군 카투사 유해 12구도 미국을 통해 한국에 송환됐다. 하지만 ‘단 한 명의 병사도 적진에 내버려두지 않는다(Leave no man behind)’는 미군 방침이 무색하게 유해발굴은 북·미관계 악화로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5300여구의 미군 유해가 여전히 북한지역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방부가 2000년부터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1만1206구(국군 전사자 9874구)를 발굴했다. 함께 발굴된 북한군 유해 723구와 중국군 유해 592구는 경기 파주의 적군묘지에 매장됐다. 이 중 중국군 유해 541구는 2014년부터 세차례 중국으로 송환됐다. 남북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11월 국방장관회담에서 공동 유해발굴에 합의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일본도 이오지마(硫黃島)의 유해발굴을 위해 2010년 총리실 특명팀을 꾸려 8000여구의 유골을 수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DMZ)의 유해발굴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오는 14일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공동 유해발굴이 의제로 협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은 사전에 지뢰제거 작업이 필요한 만큼 비무장지대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를 촉진하는 부수효과도 기대된다. 한국전쟁 중반 이후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희생된 수많은 군인들의 주검이 수습되지 못한 채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때 총부리를 겨눴던 남과 북이 함께 팔을 걷고 유해수습에 나서게 된다면 이 또한 역사적 화해의 한 장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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