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외국자본들

서의동 2005. 6. 23. 15:07
외국자본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볼까요?

론스타, 브릿지인베스트먼트홀딩즈 등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자본에 대해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은 다 아실테고. 설익은 경제민족주의냐 아니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 얘네들 하는 행태는 진짜 못됐다.

외국계자본들이 하는 수법은 간단하다. 

국내 부실기업들을 헐값에 인수->고배당,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자본 회수->국내 기업에 비싸게 되파는 3단계 과정을 통해 엄청난 차익을 챙긴다. 
더구나 세금도 안낸다. 우리와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은 나라에 법인을 등록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나라는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라부안, 버뮤다, 바하마 등이 많다. 여기선 세금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두면 한국에서도 안내고 그쪽에서도 세금이 면제된다. 

미국계 론스타펀드는 지난 2001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를 사들였다가 최근 재매각해 2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또 2003년엔 극동건설을 인수해 유상감자 등을 통 해 890여억원을 거둬들였다. 론스타펀드는 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은 벨기에에 법인을 등록하는 방법으로 국내에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미국계 뉴브리지캐피탈도 올해초 제일은행을 영국계 스탠다드차 타드은행(SCB)에 매각해 1조1500억원의 매각차익을 거둬들였으나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법인을 등록해놓아 과세를 피했다.

고배당과 유상감자는 이들이 쓰는 주특기다. 고배당이란 회사가 연말 결산을 한뒤 이익금을 주주들엑 현금이나 주식으로 나눠주는 것인데 통상 회사는 내년도 투자를 위해 배당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얘네들은 60%안팎의 고배당을 한다. 말하자면 회사피를 빨아먹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량기업들도 껍데기만 남게 된다. 이익이 3억원에 불과한 회사의 배당금이 50억원이나 된 사례도 있다. 

유상감자라는 건 회사의 자산과 자본금을 같이 줄이는 것을 말하는데 자본금을 빼내는 수법으로 동원된다.  대주주들이 이사회나 주총을 통해 이렇게 고배당과 유상감자를 요구하면 회사는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주식회사라는게 주주들의 권리행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고 더구나 대주주니까 말이다. 
이런 회사는 미래가 없다. 피를 다 빨린 회사들은 빈혈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빈혈증에 걸린 회사들을 외국계 자본들은 국내기업에 매각하거나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청산해버린다. 회사문을 닫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수법에 걸려든 회사들이 한둘이 아니다. 제일은행이 그랬고 극동건설이 그랬다. 은행이라 함은 명목상으론 민간기업이지만 국가기간산업에 속하는데도 IMF이후의 정부는 무슨 생각에선지 은행까지도 외국에 팔아넘겼다. 

물론 당시엔 외화가 부족해 한푼이라도 아쉬웠던 측면이 있었지만 정도가 지나친 것임엔 틀림없다.  외국자본에게 팔린 제일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등에 대한 신용대출은 절대 안한다. 쉽게 말하면 기업의 장래성을 보고 돈을 선뜻 빌려주는 그런 짓은 안한다. 
안전주의의 영업을 하기 때문에 돈가뭄에 시달리는 기업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왜 그런가. 주주들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빠른 시일내에 수익을 내서 투자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언제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줄 여유가 있는가. 더구나 떼일수도 있는데...

외국자본에게 문제가 많지만 그러나 걔네들만 탓할 순 없다. 우리가 이렇게 헐렁하게 제도를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본이란 돈을 쫓아다니게 마련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정부가 심각성을 알아채고 이러저러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지만 어쨌건 뒤늦게나마 이런 조치가 이뤄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기간산업 등이 외국자본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진작부터 여러가지 제도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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