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터키원전 사업 일본 품으로?

서의동 2010. 12. 24. 20:44
 일본이 한국을 제치고 터키 시노프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터키 정부와 협력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며 수주를 자신해 왔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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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터키의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천연자원 장관은 이날 일본 정부와 원전 도입을 위한 인재양성 등에 협력하는 ‘원자력 협력문서’에 서명했다. 이을드즈 장관은 앞서 23일 일본이 흑해 연안의 시노프 원전을 수주하는 것을 전제로 내년 3월까지 원자력협정을 맺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이을드즈 장관은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신문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노프 원전사업과 관련해 “(현재) 일본하고만 교섭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내진기술에서 세계 최고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혀 일본에 원전건설을 맡길 방침임을 시사했다. 오오하타 아키히로 경제산업상은 “터키가 원전사업을 일본에 발주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사업비가 200억달러에 달하는 시노프 원전사업은 우리나가 지난 6월 터키 측과 정부간 협력 MOU를 체결하면서 사실상 수주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전기 판매가격을 둘러싼 견해를 좁히지 못해 지난달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간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터키 원전사업은 한국이 현지에 원전을 건설하고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판매해 공사비를 회수하는 방식이지만 판매가격이 낮아질 경우 사업성이 없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뒤늦게 원전수주 경쟁에 뛰어들어 우리나라를 제치고 원전 수주 합의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 셈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성급한 발표가 협상결렬의 화근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원전수주 협상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맞춰 체결하겠다는 ‘보여주기’식 추진이 우리의 협상력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