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보험료 23원 덜 냈다고…비정한 보험사

서의동 2011. 1. 27. 10:27
미국에서 월 건강보험료를 단돈 2센트(약 23원) 덜 냈다는 이유로 중대수술을 앞둔 가입자의 보험급여 수급자격을 박탈하려던 비정한 보험회사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26일 ABC뉴스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덴버에 거주하는 베트남 참전군인 로널드 플래너건은 2008년부터 앓아온 다발성 골수증 치료를 위해 2월중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인이 328.69달러(약 38만원)인 건강보험료 월 납입액을 온라인으로 납부하면서 실수로 2센트(약 23원)를 덜 내자 가입 보험사인 세리디안 코브라 서비스가 보험급여 수급자격을 박탈했다.


 

플래너건은 시내 병원에서 이식수술을 위한 생체검사를 막 받으려던 참이었으나 보험사의 수급자격 박탈 통지서를 들고 병원에 뛰어온 부인이 검사를 중단시켰다. 미국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본인부담 진료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ABC뉴스 계열사인 덴버의 KMGH-TV가 확인취재에 들어가자 보험사 측은 슬그머니 플래너건의 수급자격을 복구했다. 보험사 측은 “플래너건이 보험료를 때맞춰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며 “그에게 보낸 마지막 청구서에 보험료 부족액을 고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래너건이 “보험사로부터 급여수급 자격 중단을 예고하는 편지도, 전화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히자 “가입자들에게 전화로 일일이 (보험자격 박탈 가능성을) 환기시킬 여력이 없다”면서 “절차와 규정대로 했을 뿐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플래너건은 보험료 납입액이 2센트 부족하다는 내용이 고지된 12월 청구서를 받았지만 이 부족액에 대한 설명이 명확치 않아 12월분 보험료만 납부했다고 말했다. 플래너건은 KMGH와의 인터뷰에서 “보험사들은 가입자들의 수급자격을 박탈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