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터빈실 등에 고인 방사성물질 오염 물웅덩이의 처리문제가 복구작업의 중대 난관으로 떠올랐다. 특히 물웅덩이 표면에서 극히 높은 수치의 방사선량이 측정된데다 3호기에서는 플루토늄이 누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터빈실의 물웅덩이에서 검출된 방사성물질의 수치를 평상시의 1000만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소동도 빚어지면서 복구주체로서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도쿄전력은 27일 2호기 터빈실 지하 1층의 물웅덩이 표면에서 시간당 1000m㏜(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량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 장소에 30분만 서 있어도 림프구가 줄어들고, 4시간 머문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정도의 고농도다. 방사선 레벨이 너무 높아서 2호기 물웅덩이 제거 작업은 진척이 없었다. 터빈실의 물웅덩이를 펌프로 퍼내는 작업이 끝나더라도 오염제거 작업이 남아있어 노동자들이 직접 들어가서 벌여야 하는 전력케이블 설치작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자로 냉각을 비롯한 본격적인 안정화 작업도 크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2호기 원자로 터빈실에 고여 있던 물웅덩이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정상운전 시 원자로 냉각수의 1000만배 농도인 방사성 요오드134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평가를 요구했고, 도쿄전력도 이날 오후 “분석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며 재분석 방침을 밝혔다. 도쿄전력은 앞서 26일에도 “1호기의 물웅덩이가 고농도의 방사선물질을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지만 현장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오후에 이를 번복한 바 있어 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근로자 피폭 이후 복구작업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한층 확산되고 있다. 도쿄신문은 “근로자들이 피폭당한 3호기 터빈실의 물에 플루토늄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보도했다. 플루토늄은 중금속인 만큼 누출 가능성은 적지만 체내축적 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토양의 플루토늄 함유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인근 바다의 방사성물질 오염도 한층 심해지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6일 원전 배수구 부근 바닷물에서 기준치의 약 1850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25일 조사(약 1250배 농도)에 비해 하루 만에 더 짙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도쿄신문은 “2호기 원자로 건물의 반입구에서 배출구 쪽으로 물이 흘러간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이날 4호기 주제어실(MCR)의 조명을 켜는 작업과 1∼4호기 원자로 사용후 연료봉(폐연료봉) 저장수조에 바닷물 대신 민물을 담는 작업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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