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원자로 구멍뚤렸나?

서의동 2011. 3. 29. 10:36
후쿠시마 제1원전을 운영해온 도쿄전력이 1~3호기 원자로의 압력용기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쿄전력이 연료봉 손상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원자로 구성체의 핵심부분인 압력용기의 손상 가능성을 비친 것은 처음이다. 압력용기의 손상이 확실할 경우 방사성물질의 대량 누출이 우려된다. 

도쿄전력은 28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연료봉이 담겨 있는 탄소강 재질의 압력용기가 손상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압력용기의 배관 등이 파손되고 구멍이 뚫려 (바깥쪽의) 격납용기에 물이 흘러나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원자로내 연료봉이 손상됐거나 압력용기와 연결되는 부분 어딘가에 손상이 생겼을 개연성은 언급해 왔지만 압력용기가 직접 손상됐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도쿄전력은 원자로에 물을 넣어도 압력용기의 수위계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을 손상 이유로 꼽았다. 이에 따라 압력용기 안의 방사성 물질이 언제든 바깥에 있는 격납용기 쪽으로 흘러나갈 수 있고, 격납용기까지 일부 손상된 2호기는 원자로에 물을 주입하면 그대로 밖에 흘러나오는 상태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원전의 압력용기는 핵연료봉을 감싸고 있는 원자로의 핵심부분에 해당한다. 후쿠시마 원전의 압력용기는 두께 16㎝의 강철로 돼 있고 하부에는 계측장치 등을 외부로부터 끼워넣는 관통부분이 있다. 아사히신문은 냉각시스템이 정지된 상태에서 연료봉이 녹아 압력용기 바닥쪽에 늘어붙으면서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압력용기 내부의 압력이 대기압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압력용기가) 완전히 부서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잦은 발표실수와 안이한 대처방식으로 불신을 키우고 있다. 도쿄전력은 28일 새벽 2호기 터빈실 물웅덩이의 방사성물질 세슘134의 농도가 원자로 냉각수보다 10만 배나 높은 1㎤당 1900만bq(베크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초 27일 오전에는 정상치의 1000만배 농도인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가 분석오류라며 정정했다. 
검출물질도 요오드134→코발트56→세슘134로 두차례나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