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간 총리 "후쿠시마 사태 일본역사상 최대위기"

서의동 2011. 3. 30. 10:40
간 나오토 일본총리는 29일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사고 등으로 인한 재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뿐 아니라 일본역사 전체에서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위기”라며 “최대한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이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는 예단을 불허하는 긴급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간 총리는 또 후쿠시마 원전 폐쇄 가능성에 대해 “상황이 안정된 뒤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지만, 그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후쿠시마 원전 복구작업이 20일 가까이 지났지만 수습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나와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부지 토양에서 플루토늄이 검출된 것과 관련, “연료봉이 일정 정도 녹았다는 걸 뒷받침하는 일로 매우 심각한 사태”라며 관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에다노 장관은 “핵연료에서 나왔다고 생각되는 종류가 검출되고 있다. 연료봉에서 나왔다는 점은 거의 틀림없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경보 등 중국언론들은 동북부 헤이룽장성에 이어 동남 연안인 상하이시,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 광둥성, 광시자치구 6개 성·시에서도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사고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미국과 프랑스 등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간 국제사회의 지원제의를 거부해온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원전 상황이 일본 정부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프랑스는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지원해 달라는 일본의 요청에 따라 전문가 2명을 일본에 파견했다고 나탈리 코시우스코-모리제 프랑스 환경장관이 29일 밝혔다. 코시우스코-모리제 장관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의 요청에 따라 원전업체 아레바의 전문가 1명과 원자력청(CEA) 핵전문가 1명 등 2명을 파견했다고 말했다고 유럽1 라디오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프랑스는 원전사고에 투입하는 로봇들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제전문 인터넷 신문 부르시에닷컴이 전했다.
 앞서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지난 18일 원전사고 때 투입할 수 있는 로봇들을 포함한 특수장비를 지원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일본 측이 답변을 하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일간 르몽드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현 위기를 관리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미·일 양국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4개팀을 신설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동 팀에는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원자력 전문가, 미군, 자위대 등 정부 차원의 당국자는 물론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나 원전 관련 기업도 참가한다. 4개팀은 방사성물질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를 다루는 ‘방사성물질 방지’ 팀과 중기적으로 원전을 안정화하는 ‘핵연료봉 처리’ 팀, 장기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원자력 발전 폐로’ 팀, 주민 건강을 관리하는 ‘의료·생활 지원’ 팀으로 구성돼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초기 미국의 기술지원 제안을 거부해 위기상황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