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부과학성 산하 교과용도서 검정조사심의회가 30일 내놓은 검정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중학생들이 배울 모든 공민·지리교과서에 ‘독도는 일본땅’으로 기술됐다. 일본 중학생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다케시마(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된다. 특히 ‘한국의 다케시마 불법점거’라는 기술이 대폭 늘어나 이웃나라인 한국이 자국영토를 빼앗은 불법국가라는 인식을 일본 청소년들이 주입받게 됐다.
문부성 검정결과를 보면 전 교과서가 독도관련 기술에서 ‘한국이 불법점거를 계속하고’ 있거나 ‘한국이 자국영토라고 주장’하는 식으로 표현을 한층 강화했다. 일본 중학교 공민 교과서에서 채택률이 61%로 가장 높은 도쿄(東京)서적의 경우 종전에는 ‘다케시마가 일본의 고유영토’라고만 기술했지만 이번에는 ‘다케시마는 시마네현에 속하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다. 그러나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한국에 대해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표현을 노골화했다. 이 출판사가 발행한 지리 교과서(시장점유율 43%)도 종전에는 지도로만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표시했으나 이번에는 ‘일본해상의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한국이 점령하고 있어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고 서술했다. 가장 많이 배우는 교과서에 ‘불법점거’라는 표현이 들어간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줘 한일관계 뿐 아니라 일본의 미래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익계열 출판사들은 한층 노골화된 표현으로 영유권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쿠호샤(育鵬社)는 ‘1954년부터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의 점거는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없는 불법점거인 바 일본이 엄중히 항의하는 바’라며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에 붙일 것을 제안했으나 한국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유샤(自由社)는 공민교과서 중 ‘다케시마 한국이 점령중’이라는 소제목하에 △에도시대부터 우리나라(일본)가 영유 △(한국이)실력으로 점거 △한국정부의 견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의 항목으로 나눠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지유샤는 독도에 대해 ‘메이지 38년(1905년) 국제법에 따라 우리나라 영토로 시마네현에 편입했고, 전후(2차대전)에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일본영토임이 확인됐다’며 ‘그러나 강화조약 발표 직전 한국의 이승만 정권이 일방적으로 다케시마를 자국령으로 편입했다’고 주장했다. 교과서 중 ‘북방영토 외에 일본해에 위치한 다케시마(시마네현)에 대해서는 일본과 한국사이에 영유를 둘러싸고 주장에 차이가 있다’(교이쿠(敎育)출판)는 정도가 그나마 수위가 낮은 표현이다.
이날 함께 검정을 통과한 역사교과서에서도 임나일본부설, 이씨조선 국호 사용, 종군위안부 미기술 등 기존 문제점이 그대로 반복됐다. 특히 종군위안부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유일하게 기술했던 니혼(日本)서적이 폐간되는 바람에 종군위안부를 기술한 일본 중학교 교과서는 전멸했다.
이번 교과서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 노골화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2006년 교육기본법과 2008년 학습지도요령 개정 후 처음으로 지난해에 검정을 통과한 초등학교 교과서 5종 모두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등 영유권 주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2008년 7월 고시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는 “우리나라와 한국 사이에 독도에 대한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취급, 북방영토와 동일하게 우리나라의 영토·영역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돼 있다. 이번 교과서들은 이런 일본 정부의 지침을 충실하게 이행한 데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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