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전문제가 큰 쟁점으로 떠올랐음에도 10일 치러진 일본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탈원전’에 표를 주지 않았다. 현내 13기의 원자로를 보유해 일본내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후쿠이 현을 비롯해 홋카이도, 시마네·사가 현 지사 선거에서 현역 지사들이 모두 당선됐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니시카와 잇세이 현 지사가 3연임에 성공한 후쿠이 현은 1970년에 운전을 시작한 쓰루가 원전 1호기를 비롯해 13개의 상업용 원전이 집중돼 있다. 여기에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의 고속증식로 ‘몬쥬’와 해체 중인 신형전환로 ‘후겐’을 포함하면 15기에 이른다. ‘원전과의 공존공영’정책을 펴온 니시카와 지사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수정공약을 내걸고 ‘원전운전 정지’를 주장해온 공산당의 우노 구니히로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렸다.
사용후 핵연료로부터 추출한 플루토늄을 연료로 쓰는 겐카이 원전이 있는 사가현에서도 무소속 후루카와 야스시 지사가 ‘원전안전 대책강화’를 내걸고 선거에 승리했다. 홋카이도 지사 3연임에 성공한 다카하시 하루미 현 지사는 유세과정에서 “원전이 도내 전력 40%를 차지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안전대책을 강조했다. 이밖에 현청 소재지인 마쓰에시에 원전이 있는 시마네 현에서도 현역 미조구치 젠베이 지사가 승리했다.
이같은 결과는 원전이 지역 고용에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유권자들이 외면하기 어려운 속사정 때문이라고 도쿄신문이 지적했다.후쿠이현 쓰루가시의 한 시민은 “이곳은 원전이 있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일자리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주민은 “원전사고가 날 때마다 당국이 안전대책을 강조하지만 피난도로조차 제대로 없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의 지방선거에서 간 나오토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의 패배와 관련해 국정운영이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간 총리에 대한 사퇴압력이 커지는 한편 예산관련 법안 처리와 4조원 규모의 추경편성 등 산적한 현안 처리를 위한 야권과의 교섭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자민당의 와키 마사시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는 간 총리에게 국정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평가인만큼 조속히 물러나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내 오자와 그룹인 마쓰키 겐코 전 농림수산성 정무관은 “간 총리가 1초라도 빨리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 룰에 기초해 간 총리가 직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임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총리의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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