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하시모토 도루 '좌충우돌' 행보

서의동 2011. 7. 6. 14:41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이후 일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절전 총력전’에 맞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부(府) 지사(사진)가 ‘반절전’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시모토 도루 지사/경향신문DB



전력회사의 절전요청을 수용하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초래한 전력산업 시스템 유지에 기여할 뿐이라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하시모토 지사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사카 지역을 관할하는 간사이전력이 전력부족 우려를 들어 15% 절전을 요청하고 있지만 오사카부 청사는 간사이전력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지 않는 만큼 절전할 이유가 없다”며 “부청사의 절전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사카부 청사의 전력은 오사카가스 등이 출자한 전력업체 에넷으로부터 공급받고 있고 간사이전력은 에넷이 생산한 잉여전력에 대해 공급요청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시모토 지사는 전력회사들의 과도한 절전요청이 원전재가동의 명분쌓기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간사이전력이 절전요청을 하면서도 다른 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공급받지 않으려는 것은 이런 속셈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는 “부청사를 독점 전력회사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징건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시모토 지사는 앞서 지난 1일 관내 2000여 기업에 이메일을 보내 “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하므로 절전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전력수요 피크시의 대응은 가정과 사무실의 에어컨 절전으로 할 것이며, 산업계와 중소기업은 과도한 절전을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정당 ‘오사카 유신회’를 이끌고 있는 하시모토 지사는 지난달 부내 공립학교 행사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기립제창토록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해 반발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원전사고를 통해 드러난 전력산업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으며 태양광발전 등 대체에너지 보급확대 등 ‘탈원전’에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선 ‘우파 포퓰리즘’이라는 혹평을 보내고 있지만 “전력산업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좌파진영에서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