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가 유리컵 깨지듯 파괴되면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상의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 남부지방과 가까운 일본 기타큐슈(北九州) 사가(佐賀)현에 있는 겐카이(玄海)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사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쿄대학 이노 히로미쓰 명예교수(73·금속재료학)는 지난 2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겐카이 1호기는 원자로 압력용기 내의 강철내벽이 노후화돼 지진 등의 이유로 긴급냉각장치가 작동할 경우 파손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원자로가 핵반응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대폭발이 발생,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보다 더 심각한 대참사로 번질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원전은 지진이 발생하면 가동이 중단되고 긴급노심냉각장치(ECCS)가 원자로를 급속 냉각시키도록 돼 있다. 하지만 겐카이 원전1호기는 ECCS가 작동할 경우 오히려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가동한지 36년이 지나면서 원자로 압력용기 내벽이 핵분열로 발생한 중성자선에 노출돼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급랭시킬 경우 파손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노 교수는 “뜨거워진 유리컵에 찬물을 갑자기 부을 경우 컵이 깨지는 것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전력회사들은 원자로 내구연한을 측정하기 위해 원자로 강철재와 같은 재질의 금속조각을 원자로 내벽에 부착한 뒤 정기적으로 꺼내 검사한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겐카이 원전1호기의 압력용기의 취성천이온도(파손 임계온도)가 1975년 운전개시 당시 -16도에서 80년 37도, 93년 56도로 점차 상승했다. 규슈전력은 이 추이를 토대로 2009년에는 취성천이온도가 65~75도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측결과 섭씨 98도로 예상치를 크게 벗어났다.
이노 교수는 “강철재에 구리를 기준보다 많이 섞는 등 부실 시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취성천이온도가 높아질수록 비상냉각 시 파손 가능성이 커진다.
150기압, 300도 이상의 고온·고압으로 운전중인 겐카이 원전 1호기가 폭발해 방사성 물질이 대량 방출되면 200㎞ 가량 떨어진 부산을 비롯한 한국 남부지방에도 심각한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
이노 교수는 “겐카이 원전은 물론 일본내 모든 노후원전들에 대해 원자로 부실화 가능성을 총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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