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49·사진) 전 일본 외상은 지난 22일 고향인 교토(京都) 시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후원모임을 전격 취소하고 도쿄행 신간센 열차에 몸을 실었다. 저녁 무렵 도착한 그는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민주당 대표대행 등 지지의원들과 도쿄시내 호텔에서 만나 결심을 밝혔다. “(민주당 대표경선에) 정치생명을 걸겠다.”
일본의 ‘차기 총리’로 일찌감치 꼽혀오던 40대 정치인 마에하라가 총리 자리가 걸린 민주당 대표경선에 마침내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날 지지모임에서 “일본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하 대열의 선두에 (내가) 서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당초 이번 경선에 출마하지 않고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을 지원할 생각이었다. 지난 3월 재일한국인으로부터 20만엔(약 28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폭로돼 외상에서 물러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다 재무상의 지지가 오르지 않는 데다 당내 최대 계파를 거느린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이 선거 주도권을 쥐는 흐름이 전개되자 직접 나서기로 했다. 그는 교도통신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표에 적합한 인물’에 28%의 응답을 얻어 지명도 면에서 노다 재무상(11%) 등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마에하라의 출마로 중량감 낮은 후보들이 난립하던 대표경선 구도가에 일대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 우선 마에하라와 지지층(당 주류파)이 겹치고 지명도에서 밀리는 노다 재무상이 출마의사를 번복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반(反) 오자와’ 노선을 내세우는 마에하라 전 외무상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손짓하는 한편 지지그룹 결속다지기에 나섰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측인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상과 오자와 사키히토(小澤銳仁) 전 환경상 사이에서도 단일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에하라는 43세이던 2005년 민주당 대표경선에 나서 간 나오토(菅直人) 후보를 2표 차로 꺾고 승리해 일본 정치권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국립 교토대 법대와 마쓰시타(松下) 정경숙을 거쳐 지방의원, 국회의원, 장관 등의 경력을 착실히 밟으면서 일본 구태정치와 차별화되는 이미지를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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