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노다 누구인가?

서의동 2011. 8. 30. 21:01
29일 일본 민주당 새 대표에 선출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54) 재무상은 보수우익 성향이 뚜렷한 인물이다.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총리 참배를 용인하는가 하면 영토문제에서도 강경 입장을 보여왔다. 그가 민주당 대표와 일본 총리에 취임하게 됨에 따라 주변국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노다 새 대표는 과거사와 영토문제 등에서 민주당 내에서 가장 ‘오른쪽’으로 분류되는 강경파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중국 등의 반발을 샀을 때 “A급 전범은 일본 내에서 이미 사면됐으니까 더이상 전범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질문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용인한다는 뜻이다.
 
그는 일본 패전일인 지난 15일에도 “A급 전범이 전쟁범죄자가 아니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재확인한 바 있다. 향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놓고 한·일 및 중·일간 외교분쟁이 불거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미관계에 대해서도 “때로는 미국에 한방 먹이는 발언을 하는 주체성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중국인 활동가들의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륙 사태가 발생한 2004년 3월에는 센카쿠 열도의 일본 영유권을 확인하는 국회결의안 제출을 주도하는 등 영토문제에도 강경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거나 ‘안전보장기본법과 긴급사태법을 만들자’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노다 새 대표의 취임으로 주변국 관계가 당장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일관계 소식통은 “간 나오토 정권 계열인 민주당 주류파인 데다 별다른 외교경험이 없어 당장 자기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문제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표명이 없었다. 대표경선 출마 이후 동일본대지진 복구 및 부흥, 엔고 등 국내 문제에 진력하겠다는 뜻을 누누히 비춰온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노다는 사학명문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마쓰시타(松下) 정경숙을 1기로 마쳤다. 지바현 지방의회 의원을 거쳐 1993년 중의원에 첫 당선됐다. 2000년 민주당에 합류해서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상과 당 세대교체 흐름을 주도해왔다.
 
2009년 9월 민주당 정권 출범시 재무성 부대신을 거쳐 지난해 6월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에서 재무상이 됐다.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도량이 넓어 간 총리의 정적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간사장 그룹과도 관계가 좋은 편이다. 지방의원이 되기 전부터 20년간 매일 지역구 전철역 앞에서 거리연설을 해온 것으로 유명한 그는 ‘민주당 내 최고 연설가’로 꼽힌다. 애주가이면서 격투기 관전을 좋아하고, 말수가 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