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석연치 않은 경제산업상 사퇴

서의동 2011. 9. 13. 21:21
원자력 발전정책을 담당하는 일본의 신임 경제산업상이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마을을 ‘죽음의 땅’이라고 했다가 취임 8일만에 물러났다. 하지만 강한 탈원전 의지를 비쳐온 그의 사임을 두고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임명된 하치로 요시오(鉢呂吉雄·63) 경제산업상은 지난 8일 원전주변을 시찰한 자리에서 “원전 주변 시가지에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죽음의 거리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온당치 않은 발언”이라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하치로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했고, 파문이 가라앉는 듯 했다. 
 
하지만 그가 원전주변 시찰을 마친 지난 8일 밤 도쿄에서 취재진들 앞에서 자신의 방호복을 문지르며 “방사능이 옮을지 모른다”며 농담한 것을 보수언론들이 뒤늦게 다루자 야당이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치로 경제산업상은 10일 사의를 표명했고, 노다 총리는 곧바로 수용했다. 
 
하치로 경제산업상은 취임후 “향후 일본 원전은 제로가 될 것”이라며 ‘탈원전’ 의지를 강하게 비쳐왔다. 그는 의원시절 후쿠시마 원전지역을 자주 방문해 방사능 오염문제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트위터 등에서는 “탈원전 의지가 약한 노다 총리가 계파안배 차원에서 하치로를 임명해놓고 탐탁지 않게 생각해오다 보수언론과 야당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사실상 쫓아낸 것”이라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