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가처분 신청

서의동 2011. 9. 15. 21:27
일본의 고단샤(講談社) 출판사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한국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의 일본 공연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지만 한국측 제작사는 “원작과 달라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제작사인 쇼치쿠(松竹)가 다음달 일본에서 상연할 한국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에 대해 원작 만화를 출판한 고단샤가 14일 도쿄지방법원에 공연 중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미녀는 괴로워>는 10월8일부터 11월6일까지 오사카(大阪) 쇼치쿠극장 무대에 오른 뒤 12월 한국공연에 이어 중국 베이징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투어도 계획 중이었다. 걸 그룹 ‘카라’의 리더인 박규리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으며 오사카 총영사관이 후원하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의 원작은 일본 만화가 스즈키 유미코(鈴木由美子)의 <간나상 다이세이코데스(カンナさん大成功です)>로 1997년 발매된 이래 300만부가 넘게 팔린 히트작이다. 2006년 한국에서 영화화됐을 당시엔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고단샤와 한국 제작사간에 원작사용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고단샤는 일본 공연과 관련해 일본측 공연수입사인 쇼치쿠와 협상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공연중지 가처분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쇼치쿠는 “성실하게 협의해왔는데 공연중지 가처분신청을 내 놀랐다”면서 “한국 기업으로부터 공연 허락을 받았고, 기본적으로 이 문제는 한국 기업과 고단샤의 문제인만큼 예정대로 공연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뮤지컬 제작사인 KM컬처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최정환 변호사는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전신성형을 한다는 것 외엔 스토리가 원작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소송으로 가면 이길 게 확실하다”면서 “하지만 일본 공연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협상을 해왔는데 고단샤측이 무리한 요구를 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2006년 영화화할 당시엔 고단샤와 원작사용 계약을 맺었으나 시나리오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가수로 성공하는 등 핵심 줄거리가 원작과 전혀 달라졌기 때문에 2008년 뮤지컬 제작시에는 원작사용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