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왕자가 왕의 ‘공무 정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령의 아키히토 일왕이 격무에 따른 피로로 최근 장기 입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왕실전범 개정과정에서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아키시노노미야 왕자/경향DB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30일 아키히토(明仁·77) 왕의 둘째 아들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46·사진) 왕자가 생일을 맞아 한 기자회견에서 “정년제가 아무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정 연령이 넘으면 공무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왕이) 일정 연령이 지나면 점점 여러 일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연령으로 (공무 정년의) 기준을 정하는 것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왕자가 왕의 공무 정년제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부친인 아키히토 왕이 고령으로 공무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에도(江戶)시대 이전의 왕은 후계자에게 양위하고 상왕(上王)이 되는 제도가 있었지만 현재의 왕실제도를 정한 왕실전범은 ‘종신 왕’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 헌법에는 왕이 섭정을 둘 수 있고, 왕을 대신해 각종 행사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있지만 왕이 늙거나 병들어 공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한 구체적 규정은 없다.
다음달에 78세가 되는 아키히토 왕은 최근 격무로 인한 후유증으로 기관지 폐렴 진단을 받고 2주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아키히토 왕은 올들어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도호쿠(東北) 지방을 돌며 피해주민들을 위로하는 등 예년에 비해 공무가 많았다.
아키시노노미야 왕자는 또 “왕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가 당연히 필요하다”며 왕족여성이 결혼 이후에도 왕실에 머무를 수 있도록 여성 미야케(宮家) 창설을 일본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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