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로 국내에도 알려진 일본의 유명배우 와타나베 겐(渡邊謙·52·사진)이 다보스포럼에서 ‘탈원전’을 호소했다.
와타나베는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원자력이라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물질이 초래한 공포를 맛본 지금 (에너지 정책을) 재생가능한 에너지 쪽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미래를 넘겨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보스포럼의 동일본대지진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일본에는 ‘만족함을 안다’는 말이 있는데 자기에게 필요한 정도를 알고 있음을 가리킨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으며 지금처럼 전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와 문명은 발전해야 하고 인간은 진화해야 한다며 (우리는) 앞으로 전진해 왔지만 도를 넘은 성장은 무리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와타나베는 “우리들은 좀더 단순하고 검소한, 새로운 ‘행복’을 창조할 힘이 있다고 믿는다. 쓰나미 잔해로 가득찬 황야를 목도한 우리는 지금과 다른 ‘새로운 일본’을 절실히 원한다. 지금 가진 것을 버리고, 지금까지 해온 것을 바꾸는 데는 고통과 용기가 필요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며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사람과 사람간의 유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지진 과정에서) 사람이 사람을 구원하고, 손을 내밀었다. 이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기즈나(絆·유대 또는 정)라는 문화에서 비롯됐다. 기즈나는 (쓰나미로) 모든 것이 쓸려가 버린 황야에 남겨진 빛이었다”고 말했다.
와타나베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영어로 세계에 지원을 요청하는 비디오 메시지를 제작하는가 하면 피해자 지원사이트를 설립해 지원활동을 적극 펼쳤다. 일본 NHK방송과 피해지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나선 바 있다.
그는 연설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대지진 한달 뒤 피해지를 방문했을 당시의 소감에 대해 “(당시엔) 정말 말을 잃었다. 그들을 여러 분야에서 도와야 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와타나베는 “피해주민들이 웃음을 되찾을 때까지 지원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와타나베는 1983년 일본에서 데뷰해 영화, 드라마 등에서 활약해오다 2003년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해 <게이샤의 추억>, <배트맨 비긴즈>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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