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서승 교수 "한국이 가진 자발성의 에너지 동아시아 새롭게 할 것"

서의동 2012. 1. 19. 16:21

“일본에서 나꼼수 콘서트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본도 언론들이 문제인 만큼 나꼼수 콘서트가 좋은 자극이 될 것입니다.”


도쿄역 부근 커피숍에서 만난 서승 교수/by 서의동

 

서승(66·사진) 일본 리쓰메이칸대학 특임교수는 지난 17일 경향신문과 도쿄시내에서 만난 자리에서 팟캐스트 ‘나꼼수’(나는 꼼수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어려운 처지에 있더라도 촛불시위, 나꼼수 등 새로운 것을 만들고 사람들을 참여시켜 힘을 발휘하는 자발성의 에너지가 있다”면서 “이런 역량은 동아시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며 새로운 동아시아의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언론에 비해서도 보수화된 일본 언론현실에서도 나꼼수라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생각이다. 

 

는 군사정권하의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촛불시위, 나꼼수 통합민주당의 국민참여형 경선 등을 ‘자발성의 에너지’의 예로 들었다. 이 자발성의 에너지는 새로운 동아시아 구축에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서 교수는 평가했다. 

 

“냉전붕괴, 중국의 대두 등으로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가 형성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간의 교섭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국 시민들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평화적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런 역량이 부족한 만큼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자발성의 에너지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 교수는 지난해 3·11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전환기를 맞이한 일본이 대외관계에서 아시아 국가들과 유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종군위안부 사과·배상을 비롯한 과거사 청산문제를 외면하면 고립된 채 주변국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메이지(明治)시대에는 문명개화를 하겠다며 영국을 모방하다 제국주의의 길로 갔고, 2차 세계대전 패전이후에는 미국에 종속됐습니다. 하지만 대지진 이후 새 시대에는 일본이 아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서 교수는 미국만을 추종하면 문제가 없었던 냉전시대가 종막을 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동아시아와의 관계정립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대두로 140년간 누려온 동아시아 중심국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현실을 인정하고 ‘2등 국가’로, 다른 나라와 같은 눈높이로 살아가는 방법을 일본은 익힐 필요가 있다. 

그 출발점이 과거에 이웃국가들에 진 빚을 갚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탈원전, 지방분권, 재생에너지 등에 관한 논의는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새로운 외교정책에 관한 논의는 유독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정책전환을 주도할 만한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서라도 위안부, 강제연행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필요가 있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일본의 과오는 남경대학살과 종군위안부 문제를 통해 세계적으로 환기가 됐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큰 일’을 이뤄내신 것이죠.”

 

그는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간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시대착오적이었다고 단언했다. “한마디로 시대착오적 반공이념에 기초한 한·미·일 3국 동맹의 부활인데 이는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실용주의에도 맞지 않습니다.” 반북대결 태도로 한반도 주변에 긴장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