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탈원전’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노벨문학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77·사진)가 오는 7월에 1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탈원전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오에 겐자부로는 지난해 9월19일 도쿄 메이지공원에서 6만명이 참가한 탈원전 집회를 주최한 바 있다.
오에 겐자부로는 지난 8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7월16일 도쿄 요요기공원에서 10만명이 참여하는 ‘사요나라(안녕) 원전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작가 오치아이 게이코(落合惠子)와 저널리스트 가마타 사토시(鎌田慧)가 공동 주최자 자격으로 참가했다.
오에 겐자부로는 또 원전이 입지한 자치단체장에게 원전재가동에 동의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문서를 보내기로 하고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요청문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명백해진 것은 ‘안전한 원자력발전’이란 것은 없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핵과 인류는 공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결코 원전 재가동을 허용해서는 안되며 대체에너지를 통해 원전없는 사회를 향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오에 겐자부로는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다. 미래의 어린이들을 책임지기 위해 원전을 당장 폐기하는 결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마타는 현재 일본 내 54기 원전 중 51기의 원전이 가동 중단 상태인데도 전력부족 사태를 겪지 않고 있음을 거론하며 “원전이 없어도 곤란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원전을 재가동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 전후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1994년 <만연한 원년의 풋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탈원전’ 운동에 적극 나서 지난해 9월 집회에서는 고령에도 불구, 시위대열의 선두에 서기도 했다.
오에는 당시 “원자력으로 만드는 에너지는 희생을 동반한다”며 “우리의 저항 의지를 정치권에 인식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민주적인 시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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