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몸에 난 상처나 멍이 아동학대로 생긴 것인지를 가려주는 소프트웨어가 일본에서 개발됐다고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상의 종류와 부위를 입력하면 상처의 성격을 판별해주는 컴퓨터용 소프트웨어가 나와 아동상담소와 보육원이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과거의 사례와 상처를 입은 어린이의 데이터를 비교해 학대 가능성을 산출한다. 아이의 성별, 연령, 상처의 종류, 부상부위를 입력한 뒤 국립성육연구소센터가 진찰한 1만6000명분의 데이터와 비교해 사고 확률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아이의 다리 허벅지 부위의 타박상을 입력하면 사고 확률이 0.2%로 표시된다. 허벅지는 사고로 타박상을 입기 어려운 부위로 학대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반대로 이마 타박상이면 사고 확률은 76%로 표시된다.
학대를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는 40개 사례를 이 소프트웨어로 측정한 결과 이 중 90%가 사고 확률이 0~20%로 표시돼 학대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 소프트웨어는 지난달 오사카(大阪)시 어린이상담센터, 이달 사이타마(埼玉)현의 보육원이 도입했다. 대학병원과 같은 의료기관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사회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어린에게 푸는 가정 내 아동학대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4일 도쿄도 신주쿠(新宿)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27)이 교제 중인 여성(22)의 4살 난 남자아이의 배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은 숨진 아이 몸에 오래전에 생긴 멍자국이 있는 점으로 미뤄 지속적인 아동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이 회사원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일본 전국의 아동상담소에 2010년 한 해 동안 접수된 학대 상담건수는 5만5000건에 이른다. 일본 경찰청은 지난해 아동학대로 숨진 어린이가 39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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