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가 멜트다운(노심용해)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격납용기 내부에서 사람이 6분 만에 숨질 수 있는 수준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이 정도의 방사선량이면 로봇을 동원한 작업도 곤란할 정도여서 원전 폐로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격납용기 내부에서 시간당 31.1~72.9시버트(㏜, 1㏜=1000m㏜)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전날 격납용기 내부로 연결되는 배관에 방사선량계를 부착한 내시경을 투입해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이 정도의 방사선량이면 사람이 6분 만에 100% 사망할 수 있다. 통상 7㏜에 피폭되면 1개월 이내에, 20㏜면 수일 내 사망하게 된다.
이처럼 방사선량이 높은 것은 노심용해로 녹아내린 핵연료가 원자로의 바닥을 뚫고 격납용기에 떨어져 쌓여 있기 때문이다. 원자로가 정상적으로 가동중단된 상태일 경우 격납용기 내부의 방사선량은 0.1m㏜ 수준이다. 노심용해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서 격납용기 내부의 선량이 측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전력은 격납용기 내부에서는 로봇을 활용한 작업을 계획 중이지만 이 정도의 방사선량에서는 로봇작업도 장시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로봇본체는 견딜 수 있다 하더라도 작동을 제어하는 전자회로가 방사선에 의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계측에 투입된 내시경도 14시간 이상은 작업을 지속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사고수습을 위한 원자로 폐기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30~40년 후 원자로의 폐기를 종료할 계획이지만 원자로 주변의 방사선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차질을 빚게 된다.
일본 전문가들은 “고 방사선량에 견딜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지 않는 한 폐로작업도 용이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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