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일본 정부 중간보고서
서일본에서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맞먹는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대지진 발생 때 쓰나미 예상 높이가 최고 34m에 달할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예측이 나와 일본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혼슈(本州) 중부에서 규슈(九州) 일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이 궤멸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수준이어서 방재대책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또 수도권 직하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2500만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일본 내각부 산하 전문가검토회는 본토 중부 시즈오카(靜岡)현에서 남부 규슈 미야자키(宮崎)현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의 난카이(南海)해구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대지진의 영역·규모를 동일본 대지진과 비교·검토한 중간보고서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 규모 9.1 ‘동일본’과 유사
진도 7 지역 23배로 확대
쓰나미도 최고 34m 예상
서일본 대지진의 규모(진원 기준)는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유사한 9.1로 설정됐다. 지진충격은 진도(주민이 느끼는 지진의 강도) 6강 이상 우려 지역이 24개 부·현(府縣) 687개 시·초·손(市町村·기초자치단체)으로, 일본 국토면적의 7%인 2만8000㎢에 달했다.
이는 중앙방재회의가 2003년 상정한 20개 부·현에 비해 총면적은 3.5배, 지역은 5.6배로 확대된 것이다. 또 진도 7 예상 지역도 10개 현 153개 시·초·손으로, 종래(300㎢)보다 23배 늘어난 7000㎢에 달했다. 진도 6강이면 내진성이 낮은 목조건물이 붕괴되고, 진도 7은 일부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쓰러질 수 있다.
쓰나미 최고 높이는 고치(高知)현 구로시오초(黑潮町)가 34.4m로 예상됐고, 10m 이상 예상 지역도 2개 현 10개 시·초에서 11개 도·현(都縣) 90개 시·초·손으로 증가했다. 종래에는 상정되지 않은 높이 20m 쓰나미 예상 지역도 도쿄도의 섬지역을 포함해 6개 도·현 23개 시·초·손에 달했다. 쓰나미 높이가 1m에 이를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시즈오카·와카야마(和歌山)·고치현에서는 2분, 미에(三重)현에서는 3분에 불과했다.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이 멈추기 전에 쓰나미가 밀려올 수 있다는 뜻이다. 동일본 대지진에서는 쓰나미가 지진 발생 30분 뒤에 도달했다.
이번 예측 결과로 원전 안전대책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부(中部)전력 산하 하마오카(浜岡) 원전 1~5호기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방파제를 18m로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으나 이번 조사 결과 최고 21m의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상됐다. 에히메(愛媛)현 이가타(伊方) 원전도 예상 진도가 5강에서 6강으로 강화돼 보강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일본 대지진은 일본 태평양 쪽 연안의 지진대인 도카이(東海), 도난카이(東南海), 난카이 지진이 동시에 발생하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했다. 3개 지진은 각각 100~150년 주기로 발생했으며, 동시 발생 주기는 300~500년이었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는 차기 도난카이와 난카이 지진이 30년 안에 발생할 확률을 60~70%로 보고 있다.
한편 수도권 지진을 조사해온 문부과학성 연구팀은 도쿄만 북부에서 규모 7의 직하형 지진이 일어날 경우 도쿄시내 일부 지역에서 진도 7의 충격이 예상되고, 2500만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정부는 수도권에서 향후 30년 내 규모 7급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70%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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