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독도 영유권 주장한 일본 고교 교과서 원전사고는 7%만 다뤄

서의동 2012. 3. 29. 17:02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해 내년부터 쓰일 일본 고교 교과서 중 7%만이 지난해 3월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를 기술했다고 도쿄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핵연료가 멜트다운(노심용해)된 사실까지 기술한 교과서는 단 1종에 그쳤다. 일본 교과서들이 독도영유권 주장을 충실히 소개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도쿄신문 보도에 의하면 지난 27일 문부성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218종(전문과목 제외) 중 동일본대지진을 다룬 교과서는 24%인 53종이었으나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7%인 16종에 그쳤다. 멜트다운을 기술한 교과서는 게이린칸(啓林館) 출판사가 펴낸 ‘물리’로 원전의 구조를 그림을 곁들여 해설하는 과정에서 ‘여러 노심냉각기능이 모두 상실되면서 노심용해가 발생해 원자로의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흘러나갔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출판사측은 “원자핵에 관련한 내용을 학생들이 배우도록 할 계획이었고 노심용해에 대한 기술도 처음부터 예정돼 있었으나 사고가 발생하면서 추가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검정을 통과한 물리 교과서중 나머지 4종은 원전사고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야마카와(山川)출판사는 ‘현대사회’과목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주민피난과 농·어업피해, 전력부족에 따른 계획정전은 수도권을 포함해 광범위한 지역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검정을 통과한 현대사회 12종 중 6종은 사고를 다루지 않았다.

출판사들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소극적으로 다룬 데는 검정신청 마감이 지난해 5~6월로 사고가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문부과학성은 그동안 원전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정의견’을 붙이며 간여해온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검정을 통과한 이후에도 적정한 사유가 있을 경우 개정신청을 할 수 있는 만큼 일부 출판사들이 원전사고에 관한 기술을 추가할 가능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