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알래스카 떠내려간 쓰나미 축구공 주인 찾았다

서의동 2012. 4. 24. 17:33

“쓰나미로 집이 휩쓸려 추억할 만한 물건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말 기뻐요.”

지난해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에 휩쓸려 8200㎞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까지 떠내려간 축구공이 1년여 만에 마침내 주인을 찾았다. 기적의 주인공인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 이와테현립고교 2년생 무라카미 미사키(村上岬·16)는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미 알래스카 미들턴섬 레이더기지에서 일하는 데이비드 벅스터(51)는 지난달 중순 바닷가를 산책하다 축구공을 주웠다. 공에는 일본어로 ‘2005·3 오사베초등학교 3년’ ‘무라카미 미사키군 힘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벅스터의 일본인 아내 유미(44)는 이 공이 작별인사가 담긴 소중한 선물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벅스터 부부는 미 해양대기국에까지 문의해 공이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떠내려온 것으로 보고 인터넷을 검색해 한 달 만에 축구공 주인을 찾아냈다. 

축구공은 7년 전 오사베초등학교 3학년이던 무라카미가 전학할 때 반 친구들로부터 받은 선물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던 무라카미가 전학하게 되자 같은 반 친구 13명과 담임선생님이 축구공에 작별인사를 써 선물한 것이다. 무라카미는 지난 22일 공을 돌려주겠다는 벅스터 부부의 전화를 받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무라카미는 “공을 찾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쓰나미 때의 쓰라린 기억도 떠오른다”며 “소중한 공이니 앞으로 잘 보관하겠다”고 말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벅스터 부부는 “다음달 휴가 때 일본을 방문해 무라카미에게 축구공을 직접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