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당시 13세)의 부모 요코타 시게루(橫田滋·79·사진 왼쪽)와 사키에(早紀江·76·오른쪽)부부는 23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 자택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납치문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요코타 부부의 가장 큰 바람은 일본 정부가 2008년 이후 중단된 북한과의 교섭을 하루빨리 재개하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기 때문에 제재도 효과가 없고, 오히려 일본이 교섭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생각될 우려가 있어요.” 요코타 부부는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최근 들어 교섭을 서둘러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요코타 부부는 일본 정부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납치문제 담당 대신(장관)만 최근 3년 새 5번이나 바뀌었습니다. 끈기 있게 전념해도 어려울 판에 담당 관료를 번번이 바꿔서 되겠습니까.”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 체제가 바뀌는 이 시기에 일본 정부가 가만히 있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에 미국이 식량공급 중단으로 맞서며 납치문제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드러냈다.
“노다 총리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함께 평화를 구축하자’는 메시지를 직접 전할 필요도 있어요. 아무튼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면 좋겠어요.”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대표적인 존재인 요코타 메구미는 중학생이던 1977년 니가타현 니가타시에서 귀가 도중 납치됐다.
북한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했으나 메구미는 1994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이 보낸 유골을 감정한 결과 메구미의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서 생존설이 확산됐다. 올해로 납치된 지 35년, 북한이 납치 사실을 인정한 지 10년이 된다. ‘일본인 납북자 구출회’는 오는 28일 도쿄 도심의 히비야공회당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현재 860만명인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서명도 연내 1000만명을 채울 계획이다.
1997년 ‘납치피해자 가족회’가 결성된 이후 요코타 부부는 1300회가 넘는 강연을 하며 납치문제의 해결을 호소해왔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 외딴섬 이시가키지마(石垣島)까지 47개 도도부현을 안 다녀본 곳이 없다. 요코타 부부는 메구미에 대해 “북에서 잘 살고 있으니 이토록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언젠간 만날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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