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북이 결정되자 북한 당국이 평양에 있는 가족에게 고급 아파트를 제공했다.”
최근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난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는 24일 일본 민영방송 TBS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들과의 재회, 북한의 최근 표정 등을 소개했다.
그는 “가족들이 장모가 사는 방 2개의 비좁은 아파트에 함께 살다가 내가 방북하기 직전 평양시내 중심부의 20층짜리 고급아파트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후지모토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요리사로 일하기 시작한 1989년 스무 살 어린 북한 여성과 결혼했으며, 1992년 딸을 낳았다.
하지만 후지모토가 2001년 탈북한 뒤 이들은 ‘배신자 가족’ 취급을 받아왔다. 후지모토는 냉장고가 있는 널찍한 주방과 화장대 및 침실이 딸린 방 등 아파트 내부와 부인과 딸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가족에게 카메라와 일본에서 산 옷을 선물하고 휴대전화도 사줬다고 했다.
그는 “평양시민들 중 초등학생, 노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거의 모두 갖고 있을 정도로 휴대전화가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는 이집트제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딸에게 “외국어 대학에 진학해 일본어를 배우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후지모토가 평양 체재기간 중 가족들과 외출할 때 북한당국은 운전사가 딸린 고급차량을 제공했다. 차를 타고 시내로 나서면 평양시민들이 차를 향해 경례를 할 정도로 VIP 전용차량이었다고 소개했다.
후지모토는 지난 7월22일 환영파티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네번째 부인 김옥에 대해 “김 제1비서가 어릴 때부터 늘 함께 지냈으며, 김 위원장의 부인 고영희가 죽은 뒤로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김정일의 관저에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환영파티에 4명의 젊은 여성 기수들이 참석했다고 후지모토는 전했다. 이 여성들은 김 제1비서가 승마를 할 때 함께 말을 타고 수행하는 이들로, 이날 파티에 참석한 것은 참석인원이 적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후지모토 환영파티가 정치적인 모임이 아닌 가족연회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고영기 데일리NK 도쿄지국장은 “김 제1비서가 후지모토를 가족처럼 가까운 존재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김 제1비서가 후지모토를 북·일관계 개선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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