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 언론들 자민당 공약에 일제 우려 표시

서의동 2012. 11. 23. 17:55

아베 신조(安倍晋三·58) 총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이 극우적 색채가 강한 총선공약을 내놓자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한국 등 주변국을 자극할 내용이 수두룩해 자민당이 집권할 경우 주변국과의 관계가 한층 악화될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사설에서 “주변국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 근린제국조항, 고노담화 등을 차기 정권이 계승하지 않으면 주변국과 관계가 한층 악화될 수 있다”며 “위안부 문제는 미국와 유럽에서도 엄격하게 주목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이 지난 21일 발표한 총선공약에서 교과서의 검정제도 중 주변국에 대한 배려인 ‘근린제국 조항’을 수정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을 수정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아사히는 또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공무원을 상주시키는 등 실효지배를 강화할 경우 중·일관계를 한층 뒤틀리게 할 우려가 있음을 거론하며 “이런 강경외교로 어떻게 주변국과 관계를 세울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과거 자민당시대 쌓아올린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해 대립을 키우지 않고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 미·일관계의 공통된 전략적 이익”이라면서 “대국을 잃지않는 외교를 할 것”을 자민당에 주문했다. 


도쿄신문은 헌법개정을 통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공약에 “일본이 군사대국화를 꾀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행사로 승격한 것과 교과서 검정제도 개정 등이 실행되면 중국·한국과의 관계가 한층 냉랭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극우보수 계열의 산케이는 유일하게 “일본의 위기를 타개하는 구체적인 처방전이고, 일본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의 계기로 삼고 싶다”고 긍정 평가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자신이 내놓은 ‘막가파’식 경기부양 발언에 비판이 쇄도하자 선거공약 발표회견에서 건설국채의 일본은행 직매입 발언과 관련해 “일본은행이 직접 정부가 발행한 건설국채를 사들인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 시장에서 사들인다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는 또 ‘무제한 금융완화’라는 표현 대신 “과거 정권과는 차원이 다른 금융완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후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