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 4

[중년이길 거부하는 50대의 독백]“점잖은 중년, 강요 마라…우리는 아직 한창때야”

나? 그래, 올해로 51세야. 부모님이 날 낳으신 건 1967년 1월이지만 당시 관례에 따라 주민등록을 음력생일인 1966년 12월로 올리셔서 실제론 만 50세지. 몇 년 전부터 와이프는 나더러 나이를 자꾸 깎는다고 핀잔을 주는데 팩트인 걸 어쩌라고.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할 땐 좋더군. 그쪽은 나이를 만으로 정확히 따지니까. 근데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고, 그래서 만 나이로도 명실상부한 50대가 된 거야. 살짝 서러웠어. 그런데 ‘점잖은 중년’이 되라고 강요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50대=중년’이라는 딱지도 싫어. 왜 있잖아. 채무자 집 냉장고에 붙은 압류 딱지 같은 거. 옴짝달싹 못 하고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신세. 50대가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나이일까? 몸은 팔팔하고, 정신은 이..

신문에 쓴 글 2017.06.29

[영화-세바스토폴 상륙작전]스나이퍼가 돼야 했던 소련 여대생의 일대기

지난 주말 집에서 IPTV로 러시아 영화 을 봤다. 지난번에 본 영화가 인상적이어서 러시아 영화에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 영화 역시 그랬다. (헐리우드 영화 문법으로 본다면 어딘가 어색하고 허술해 보이기도 할 것 같다.) 스토리는 실화에 기반한 것인데 '세상에 이런 일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적이다. 주인공은 루드밀라 파블리첸코. 키에프대학의 역사학도인 파블리첸코는 대학합격을 확인한 뒤 친구들과 사격장으로 놀러간다. 사격장에서 천부적인 사격실력을 발휘했고, 이 사실이 군부에까지 알려지게 된다. 군부는 파블리첸코의 학업을 중단시키고 6개월 코스의 스나이퍼 훈련을 시킨다. 이어 독소전에 참가한 파블리첸코는 우크리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와 크림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 전투에서 309명의 독일..

읽은거 본거 2017.06.26

[서의동의 사람·사이-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 사무총장][전문]'20년 된 대북지원' 달라진 남북 환경에 맞춰 업그레이드돼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강영식(55)은 예정대로라면 인터뷰가 지면에 실릴 무렵 남북 공동 말라리아 방역사업 협의차 북한을 방문 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문제 삼으며 방북은 무산됐다.대북 강경 태도로 일관하던 박근혜 정부가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남북을 가르는 빙벽(氷壁)은 아직 굳건하다. 보수정권 9년을 거치며 남도 북도 많이 변했다. 20년 전엔 북한 동포를 돕는 데는 좌우를 가리지 않았지만 북한 핵·미사일 개발, 보수정권의 ‘반북 공세’ 영향으로 지금은 ‘인도적 지원’에서조차 의견이 갈린다. 북한도 ‘가다 서다’ 하는 남측의 대북지원 사업이 미덥지 못한 듯하다. 북의 경제사정도 호전되고 있다. 여러모로 민간..

사람들 2017.06.12

[서의동의 사람·사이-'금강요정' 김종술][전문]4대강 복원 성공하려면 ‘4대강 마피아’ 청산해야

4대강 사업 이후 강들은 ‘100m 미인’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멀리서 보면 풍부해진 수량 때문에 ‘뭐가 문제냐’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추하고 역겨운 맨 얼굴이 드러난다. 물속 생태계는 지옥이 된 지 오래고, 정수처리해도 사라지지 않는 독을 품고 있다. 강의 ‘쌩얼’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4대강 당국은 사람의 접근을 막고 있다.충남 일대를 흐르는 금강은 예전엔 여울이 많은 하천이었다. 공주 사람이라면 안 가본 이 없다는 곰나루에는 널찍한 모래톱이 그림처럼 펼쳐졌고, 누치와 모래무지가 빠른 물살을 헤치며 뛰놀았다. 지역언론 백제신문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일하는 김종술(51)은 곰나루 낙조의 황홀경에 반해 14년 전 공주에 내려왔다. 이후 강이 죽어가는 현장에서 녹조 발생, 큰..

사람들 2017.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