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유신시대가 막을 내린 1979년은 국제적으로도 격동의 해였다. 중동 최대의 친미 국가 이란의 팔레비 정권이 이슬람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이끈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졌다. 이란 혁명의 파장은 동쪽 아프가니스탄으로도 번져 무장 게릴라 무자헤딘이 ‘좌파 세속주의’를 강요하는 소련에 맞서 봉기했다. 친소 정권이 위태로워지자 소련군은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24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넘었다. 이란 혁명과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혼미해진 중동 정세는 우유부단하던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을 강경파로 돌려놨다. 카터는 소련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1980년 모스크바 하계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경고했다. 1980년 3월21일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카터는 보이콧을 확정했다. 동맹인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