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의 눈물/도쿄신문 캡처
‘일본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蟲1928~1989)의 원작 <철완 아톰>이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일본에서 TV전파를 탄 것은 1963년 1월1일로 올해가 50주년이 된다. 2년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아톰이 ‘원전 추진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일각의 비판이 나온 바 있는 데 최근 일본 도쿄신문이 3차례에 걸쳐 아톰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파헤쳤다.
제한된 시간에 이야기를 압축해야 하는 애니메이션의 특성과 기업협찬, 방송국의 의도 등을 고려한 나머지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버린 것이다. 이런 변질을 데즈카가 제지했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데즈카는 이 때문에 매우 고뇌했으며 주변에 “애니메이션은 나의 아톰이 아니다”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러던 무렵인 1977년에 원자력발전의 PR책자에 아톰이 무단으로 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의 한 광고기획사가 ‘아톰, 정글에 가다’라는 제목으로 만화를 제작해 전기사업연합회를 통해 전국의 전력회사에 납품됐다. 2년전 참사를 빚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의 홍보관에서도 관람객을 상대로 무료배포됐다. 이듬해에는 ‘되살아나는 정글의 노래소리’라는 속편도 제작됐다. 홍보만화는 추위에 신음하는 동물들을 위해 아톰이 정글에 원자력발전소를 세운다는 내용이다. 속편은 지진과 쓰나미에도 원전은 안전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만화의 제작경위에 대해 데즈카는 1988년 한 출판사 편집자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린 기억이 없고, (아톰을 캐릭터로 쓰도록) 허가한 기억도 없다”며 간여를 부인했다. 데즈카는 “저도 원전에는 반대합니다. 반드시 그렇게 써 주세요”라고 했다. 데즈카는 인터뷰 후 8개월이 지난 1989년 위암으로 작고했다.
데즈카의 매니저인 ‘데즈카 프로덕션’ 마쓰다니 다카유키(松谷孝征) 사장은 “데즈카의 생전에 전력회사로부터 아톰을 PR캐릭터로 쓰도록 허가해달라는 요청이 몇차례 있었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만화평론가들은 전력회사들이 만약 만화원작을 봤다면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데즈카의 딸 루미코(48)는 “인류행복에 기여해야할 과학기술이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에 의해 왜곡돼버린다. 원작의 아톰은 언제나 상황에서 고뇌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데즈카는 1985년 도쿄에서 열린 ‘데즈카 오사무만화 40주년’ 전시회에서 의미심장한 만화 한컷을 전시했다. 미국이 1954년 비키니에서 행한 수소폭탄 실험으로 피폭된 제5후쿠류마루(第五福龍丸)가 바다에 떠있고, 아톰을 향해 사람들이 “이 원자력로봇놈아, 죽음의 재를 뿌리지마’라고 소리지른다. 공중을 날던 아톰은 “난 늘 정의의 편이라고 생각해왔는데…”눈물을 흘리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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