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이 “한국인을 죽이자”는 등 극단적인 혐한 구호를 외치며 반한시위를 주도해온 우익단체 대표를 폭력혐의로 체포했다. 혐한 시위를 수수방관해온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경고에 뒤늦게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지난 16일 도쿄 신주쿠의 신오쿠보역 주변 코리안 타운에서 반한시위를 벌이다 이를 반대하는 단체에 침을 뱉는 등 폭력을 휘두른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 대표 다카타 마코토(高田誠·41)를 폭력혐의로 체포했다.
‘사쿠라이 마코토(櫻井誠)’이름으로 활동해온 다카타는 재특회를 이끌며 혐한시위를 주도해온 핵심인물이다. 경찰은 또 재특회 회원 3명과 반대단체 회원 4명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재특회 회원 200여명은 코리안타운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주의 반대 단체 회원 350명과 맞섰고, 이 과정에서 다카타가 반대단체 회원에게 침을 뱉고 멱살을 잡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체포된 다른 사람들은 우산으로 반대 측 시위 참가자의 머리를 때리거나 안면을 구타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도쿄 경찰은 지난달 19일 혐한 시위 와중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40대 남성을 체포한 바 있다.
2006년쯤 설립돼 등록 회원이 1만3000여명에 이르는 재특회는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 혐한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일삼아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일부 국가, 민족을 배제하려고 하는 언동이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경고한 바 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도 지난달 21일 발표한 공식견해에서 일본의 혐한 록밴드 ‘사쿠라란부류‘(櫻亂舞流)의 노래를 들어 ’헤이트 스피치(특정 인종·성·종교 등에 대한 증오 섞인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가 규제에 나설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국제사회의 문제제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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