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후지쓰(富士通)가 사업부진 등으로 가동을 중단한 반도체 제조공장을 식물공장으로 전용하기로 했다. 엔고와 경쟁 격화로 사양길에 몰린 일본 반도체산업이 첨단농업에서 활로를 찾은 첫 사례다.
후지쓰는 사업부진으로 2010년 3월 폐쇄한 후쿠시마(福島)현 아이즈와카마쓰(會津若松)시에 있는 반도체 제조공장의 클린룸 2000㎡에 수경재배 설비와 형광등 조명을 설치해 저칼륨 양상추를 재배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후지쓰는 아키타(秋田)현립대의 특허기술을 활용해 잎에 함유된 칼륨양을 80% 줄인 저칼륨 양상추를 재배해 신장병환자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오는 12월 본격재배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하루 3500포기씩 출하할 계획이다.
후지쓰 제공
반도체공장의 클린룸은 먼지가 없는 청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이곳에서 채소를 재배할 경우 잡균 번식 등에 따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 센서와 정보기술을 구사해 저비용으로 채소재배가 가능할 것이라고 후지쓰는 설명했다. 후지쓰는 후쿠시마 공장에서 노하우를 축적한 뒤 일본 안에 폐쇄된 공장이나 유휴지를 가진 여타 기업들을 상대로 채소공장의 설비·운영 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의 반도체산업은 1990년대 이후 한국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으며, 지난해 2월 일본 내 유일한 D램업체인 엘피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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