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재특회, 유치 확정되자마자 혐한시위 재개

서의동 2013. 9. 8. 22:05

ㆍ차별 반대 시민 ‘맞불 시위’


“올림픽 개최 도시에서 인종차별 시위가 버젓이 벌어지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일본 극우세력인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의 반한시위가 벌어진 8일 낮 12시 도쿄 신주쿠(新宿)구 코리안타운 오쿠보(大久保) 거리에서 혐한시위를 반대하는 시위에 나선 안도 준(安藤順·47)은 “일본 정부는 ‘표현의 자유’라며 시위를 허용하고 있지만, 인종차별도 표현의 자유에 속하느냐”며 정부가 규제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2020년 하계올림픽의 도쿄 개최가 결정된 이날 재특회 회원 150여명은 오쿠보 공원에서 ‘도쿄 한국학교 무상화 철폐 집회’를 개최한 뒤 1시간여 동안 가두행진을 벌였다. 재특회 회원들은 ‘한국학교는 아이들을 정치에 이용하지 마라’ ‘일본인들은 반일세력 양성소에 돈을 바치고 있다’ 등이 적힌 손팻말과 욱일기를 든 채 확성기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를 한국 영토라고 가르치는 한국학교에 도쿄도가 보조금을 주는 것은 일본의 영유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특회는 지난 7월 이후 2개월간 시위를 중단했으나 올림픽 도쿄 유치가 확정되자마자 반한시위를 재개한 것이다.

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8일 도쿄 신주쿠구에서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 소속 회원들이 욱일기 등을 들고 혐한시위를 벌이자 ‘인종 차별주의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이날 코리안타운 일대에는 재특회의 반한시위에 반대하는 시민 200여명이 ‘재특회는 일본의 수치’ ‘차별주의 반대’ 등의 메시지가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재특회의 시위행렬을 따라다니며 맞불시위를 벌였다. 일본 경찰은 일반 시민은 물론 한국 특파원을 포함한 외신기자들의 집회장 접근을 봉쇄하는 등 과잉통제로 빈축을 샀다. 

두 달 만에 혐한시위가 재개되자 코리안타운의 상인들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식당의 종업원은 “손님이 평소보다 3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도쿄 외에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 총영사관 앞에서도 재특회 회원 5명이 1시간가량 확성기를 이용해 한국에 대한 혐오 발언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