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일본의 중국학생들

서의동 2004. 11. 9. 18:59
학기가 바뀌어서 4레벨(가장 높은 레벨임-_-)로 올라가 새로운 클라스메이트들과 같이 지내게 됐습니다. 19명쯤 되나. 대충 보면 한국애들이 저 포함해서 8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5명(조선족 1명 포함), 대만이 2명, 베트남 1명, 미국 2명, 오스트레일리아 1명 정도입니다. 

반분위기는 약간 살벌합니다. 4레벨중에서도 속성반,일본어연수과정에선 가장 실력이 우수한 애들이 모인탓인지 수업중에 누구하나 장난하면서 분위기를 풀어주는 애들도 없고 그렇지요. 저는 배치고사만 잘 봤을 뿐 아직도 더듬더듬거립니다. 애들 발표하는 거 보면 스트레스 쌓여 죽겠죠. 

재밌는 건 중국애들인데, 각지방에서 와서 그런지 정치적 견해가 사뭇 다릅니니다. 특히 베이징쪽 북부와 南京쪽 남부에서 온 애들간에는 생각이 확연히 틀리더군요. 

어느날 천안문사태에 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베이징애의 견해는 이런 겁니다. 확실히 천안문에서 무력진압이 있었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외국에서는 천안문에서 무력진압이 있었던 당일의 사태에 대해서만 기억할 뿐 무력진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데모대가 얼마나 과격했는지는 모른다. 데모대가 경찰을 죽이기까지 했다. 데모라는게 밖에서 보기엔 순수해보일지 모르지만 얼마나 불순한 세력이 섞여있었는지 모른다. 군대가 베이징에 진주해서 근 2주일동안 사태추이를 보면서 실력행사를 자제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다.. 이런 겁니다. 거의 정부입장을 대변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민주화에 대해서도 어차피 모든 사람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남경애의 입장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중에 가니까 서로 중국말로 한바탕 논쟁을 벌이더군요. 카페에서 담소하는 식으로 만들어진 자리라 특별히 무슨 결론이 있을리는 없지만 나오면서 남경애가 하는 말. "모든 중국사람이 똑같은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만 알았으면 좋겠다"

조선족애는 하얼삔출신인데 그 친구역시 정부입장을 지지하더군요. 

중국애들과 대만애들을 비교하면 외모에서부터 시작해 차이가 많습니다. 대체로 덜 세련돼 있는 분위기. 타이완애들한테 들으면 억양도 억세고 강하다고 하더군요. 자본주의의 단맛이 아직 혀에 안배어있는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얘들은 수업시간에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들어보면 내용이 별로 없는데 굉장히 장황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남들 1분할 이야기를 2~3분씩 이야기하고...

중국에서 이곳 일본까지 유학을 올 정도라면 꽤 엘리트거나 집이 부자거나 둘중의 하나일텐데 어쨌건 자부심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하얼삔 출신의 조선족애는 베이징대를 졸업했습니다.)반면 대만애들은 상냥하고 별로 자기 주장 안 내세우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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