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건 여러나라 애들이 섞여있다 보니 특성들을 조금씩 느끼겠더군요.
우선 독일애들. 얘네들은 기본적으로 학구파인 것 같습니다. 마크라는 애가 있는데 본에서 대학을 다니다 온 교환학생입니다. 지난 가을학기부터 있었는데 일본어 끝내주게 해요. 서양애들 보면 인토네이션이 엉망인데 이 친구는 목소리만 들으면 일본애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서 '동승'같은 비디오도 보고 와서 이야기하고 합니다. 마리아란 여학생도 독일앤데 일본어가 꽤나 유창합니다.
다음으로 프랑스 애들. 얘네들은 조금 제멋대로 경향이 심합니다. 수업시간에 맘에 안드는 선생님이
있으면 나가버리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라미라는 레바논계 프랑스애가 특히 그렇습니다. 이 친구는 머리가 되게 좋아서 일본어
실력은 상당한데 수업시간에 맨날 고개 처박고 자고 있거나 장난을 칩니다.
중국애들은 대체로 먹는 걸 중요시합니다.
홍콩,타이완,중국(대륙) 다 비슷합니다. 같이 밥을 먹으면 1시간 이상씩 걸려요. 먹으면서 쉬지 않고 떠들어대고,수업시간에도 샌드위치 같은걸
갖고 와서 먹어대고. 근데 중국하고 타이완애들하고 평소에는 잘 지내는데 역사문제 같은게 화제에 오르면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타이완애들은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아요. 발표시간에 어떤 타이완애는 '왜 타이완인들은 일본을 좋아하는가'라는 주제로 스피치를 하기도 했어요.
(타이완은
1895년부터 일본의 식민지였으니까 우리보다 15년가량 더 식민기간이 긴데도 일본의 식민지지배를 통해서 타이완의 근대화의 기초가 닦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미국,영국애들은 성실한 편인데 영국애는 기본적으로 좀 소극적인 것 같아요. 겐조(어머니가 일본인)라는
영국애는 런던대학을 다니다 왔는데 귀엽게 생겨서 여학생들이 다 좋아하죠. 근데 그 친구는 여학생들이 자기를 좋아하는 걸 잘 모르고 있어요.
호칭은 그냥 서로 무슨무슨상 이렇게 하는데 우리반애 한국애들하고도 그냥 최상,서상 이런식으로 불러요. 우리반 한국사람은 나하고
여학생둘. 나랑 10살이상 차이나는데 그냥 서상이라고 불러요. 근데 그게 편해요.
내가 나이가 많다보니 일본어로 존대말을 쓰는
애들이 몇명있는데 나머지는 그냥 반말로 합디다. 예를 들면 스무살짜리 애가 레포트 다시타(레포트 냈니?), 교 나니 벵쿄시타노(오늘 뭐 배웠니)
등등 이렇게 말을 겁니다. 근데 그렇게 해도 별로 기분 나쁘지는 않던데요.
일본어라는게 한없이 격식차려야 할 곳에서는 거기 맞는
경어가 꽤나 복잡하게 있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보면 나이차가 조금 나더라도 반말,존대말을 대충씩 섞어더라고요. 처음엔 무슨무슨 마쓰(입니다)로
시작하다가 적당히 중간쯤에 시타(했니)로 슬쩍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가 그런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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