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베 일본 총리, 한일의원연맹 총회 연설서 한일 협력 강화 강조  

서의동 2013. 11. 29. 19:55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9일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참석해 “(한·일) 양국에 놓인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생각하면 한·일 양국이 많은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사태에 대응해 한·일이 협력을 강화자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중의원 제1회관에서 열린 합동총회 축사에서 “한·일 양국은 이웃국가지만 그런 이유로 생기는 여러가지 곤란한 문제도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사전배포한 축사문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내용이다.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와 이어도가 포함되면서 중·일은 물론 한·중간에도 미묘한 갈등구도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을 한·일 관계 회복의 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또 “한·일 관계는 일조일석에 실현된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양국 관계자의 노력 위에서 구축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두고 여러 수준의 대화를 통해 협력 관계가 깊어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해 관계회복을 위한 대화를 재차 희망했다. 

 

그는 오는 2015년 한국과 일본의 수교 50주년과 관련해 “역사적인 시점을 양국 국민과 함께 축하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거듭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관계를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쌍방의 노력을 당부했다. 아베 총리는 2주 전인 지난 15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협력위원회 합동총회 개회식에도 참석해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한·일 관계복원을 희망하는 여러차례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다 다음달 초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한·중·일 3국을 방문해 한·일 중재에 적극 나설 계획이어서 역사인식 문제로 경색된 한·일관계에 변화의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회장대행인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 간사인 민주당 강창일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30여명이, 일본 측에서는 일한의원연맹 대표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중의원 의원(전 재무상) 등 중·참의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누카가 대표는 인사말에서 “식민지화 정책이나 침략전쟁에 관해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국가의 국민 모두에게 강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역사인식 문제에서 일본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는 “반성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나갈지 양국 의원은 깊이 고뇌하면서 충분하고 진솔한 토론과 심도 있는 실천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황 대표 등 한국 측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양국간 여러가지 어려운 일이 있지만 한일의원연맹 총회가 열심히 활약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동북아 평화구상에서 한국과 일본이 주도적으로 협력하기를 원하며 한·중·일 공동교과서 등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전했다고 회장대행인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