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치솟는 CD금리, 가계부담 커질 듯

서의동 2009. 8. 14. 18:16
ㆍ또 0.02%P 올라 2.47%… 5달새 최고

ㆍ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인하 지적도




시중금리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경기회복 기대감과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은행 자금조달 수단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금리가 연일 상승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고객확보를 위해 예금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가계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91물 CD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2.47%로 마감해 지난 3월6일(2.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D금리는 지난 8월6일 2.42%로 올랐으며 13일 0.03%포인트 급등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일부 은행들이 최근 들어 자금조달을 위해 CD발행을 늘리고 있는 데다 다른 채권들과의 금리격차가 벌어지면서 CD금리는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CD발행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전달(2조3000억원)보다 발행물량이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날도 SC제일은행이 47일물 CD를 2.40%에 500억원어치, 기업은행이 4개월물 CD를 2.62%에 1100억원어치 발행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CD금리가 그간 낮게 유지되면서 다른 상품과의 금리격차가 벌어진 것이 최근 발행물량이 늘면서 다시 좁혀지는 과정”이라며 “당분간 CD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D금리가 오르게 되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우리은행은 금리 인상을 반영해 다음주 주택대출 고시금리를 14일보다 각각 0.02%포인트 올린 연 3.35~4.65%를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다음주 주택대출 금리를 3.25~4.43%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연 3.61%로 거래를 마쳤다. 은행채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3일 연 7.69%까지 올랐다가 통화당국의 유동성 공급조치에 힘입어 금리가 점차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으나 7월10일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한 달여 만에 0.49%포인트 급등했다.

은행채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시중금리를 선도하는 국고채 금리가 경기지표의 호전으로 반등하면서 여타 채권들이 동반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5.06%로 마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은행들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의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잇달아 인상한 것도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CD금리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은행들이 주택대출에 3%포인트가량 얹어 받고 있는 가산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은행들이 CD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자 수익보전을 위해 신규대출에 적지않은 가산금리를 붙여 왔으나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