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무시네마란 곳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밥 먹으러 자주 다니는 신문로파출소 뒤편 골목이다.(참고로 에무는 에라스무스의 약자다) <카운터스>를 상영하는 곳을 찾다보니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에무시네마였다. 공연장도 있고 영화관도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50석 남짓 돼 보이는 초미니 영화관이다. 객석을 다 채우리라곤 생각도 안했지만, 혹시나 혼자 보게 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그래도 5명이나 됐다.
영화는 일본의 헤이트스피치, 혐한시위에 힘으로 맞서는 카운터스의 활약에 관한 이야기다. 팔뚝에 문신을 새긴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와 기모토 등이 혐한 시위대에 몸으로 부딪혀 저지한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시바키타이(しばき隊)라고 불리는데 '두들겨패는 집단'이라는 뜻이다. 특히 몸으로 부딪히는 '오토코구미(男組)'의 활약이 돋보인다. 혐한 데모대와 충돌하면서 체포되고 그 뉴스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거꾸로 헤이트스피치 규제 여론이 형성돼 마침내 규제법이 통과된다.(일본의 법안처리 속도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빨리 입법화됐다)
영화는 일본의 헤이트스피치에 힘으로 맞서는 카운터스의 활약에 관한 이야기다. 팔뚝에 문신을 새긴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와 기모토 등이 혐한 시위대에 몸으로 부딪혀 저지한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시바키타이(しばき隊)라고 불리는데 '두들겨패는 집단'이라는 뜻이다. 특히 몸으로 부딪히는 '오토코구미(男組)'의 활약이 돋보인다. 혐한 데모대와 충돌하면서 체포되고 그 뉴스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거꾸로 헤이트스피치 규제 여론이 형성돼 마침내 규제법이 통과된다.(일본의 법안처리 속도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빨리 입법화됐다) 재특회(재일특권을 반대하는 모임)가 주도하는 혐한시위대와의 충돌 장면 등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담고 카운터스 참가자들을 인터뷰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인상깊은 대목은 카운터스의 활동에 대한 재일동포 활동가의 평가다. "일본의 사회운동은, 깨끗하고 정당하고 아름답게(清く,正しく,美しく)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카운타스의 활동은 이런 고정관념을 날려 버렸다"고. 일본의 시민운동은 주로 '강단좌파'이거나 온실속 화초처럼 얌전하게 전개되면서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사회적 영향력도 크게 약화됐다. (60~70년대 학생운동의 극좌화, 폭력화가 사회에 충격을 주면서 '폭력은 절대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 탓이다)
이런 가운데 카운터스가 무력충돌을 불사하는 충격요법으로 혐한시위, 헤이트스피치의 문제점을 사회에 환기시키면서 '일을 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머리와 말이 아닌 몸으로 부딪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민주적인 방식이 아니라고 비판 받을지 모르지만, 거꾸로 시내 한복판에서 차별과 혐오조장 발언을 일삼는 헤이트스피치 데모가 합법으로 인정돼 경찰의 보호를 받는 '일본식 민주주의'의 황당함을 정면에서 공격해 혁파한 공로는 부인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신오쿠보에서 재특회의 혐한 데모를 취재하던 중 카운터스들이 등장해 재특회와 욕대결을 벌이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아니 이 넘들은 또 뭐야' 싶었던 게 당시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아주 신오쿠보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는데 카운터스가 한몫한 것도 사실이었다)
영화에는 재특회 대표인 사쿠라이 마코토의 인터뷰도 등장한다. 반대편의 입장을 열심히 취재해 화면에 담은 노력이 돋보인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사쿠라이가 한국의 반일시위에 대해 뭐라뭐라 하는데(스포일 때문에 안알려줌) 우리도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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