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3
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는 동중국해 해상의 8개 섬으로 이뤄진 무인도다. 일본 오키나와 서남쪽 약 410㎞, 중국 해안에서 동쪽 약 330㎞,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170㎞ 떨어진 곳에 있다.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중국,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2010년 9월7일 이 해역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에 퇴거를 경고했으나 응하지 않자 나포했다. 선장과 선원 석방을 요구하는 중국에 일본은 법대로 하겠다며 버텼으나 중국이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금수조치를 취하자 사태 발생 18일 만에 일본은 중국 선장까지 석방하며 굴복했다.
그런데 그해 11월 당시 중국 어선이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두차례나 일부러 들이받는 장면이 담긴 해상보안청 비디오가 유출·공개됐다. 그러자 ‘중국 어선이 명백히 잘못했는데도 일본 정부가 선장을 풀어줬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한 중국이 주변국과의 갈등마저 완력으로 해결하려는 태도에 일본 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센카쿠 분쟁은 2009년 집권한 민주당 정권의 친중노선을 파탄시켰다.
센카쿠 갈등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군비증강과 안보 관련 법제 도입 등을 통해 ‘전쟁가능한 국가’로 나아가는 데 ‘효자노릇’을 했다. 일본은 나아가 멀리 떨어진 센카쿠 열도의 지리적 위치를 공격용 무기도입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방위대강을 통해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모함 도입을 결정했고, F-15 전투기에 장거리미사일을 장착하기로 했다. ‘외딴 섬’ 방어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0일 일본 해상초계기에 대한 한국 해군의 사격통제 레이더 조사(照射) 논란과 관련해 아베 총리가 동영상을 공개토록 한 것은 센카쿠 사태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레이더 조사는 분명치 않고, 일본 초계기의 저고도 비행이 위협적이었던 점만 확인될 뿐이다. 아베 정권이 방위대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외부 도발’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적어도 ‘레이더 동영상’은 일본에 ‘센카쿠 동영상’만큼의 호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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