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에 쓰이는 양파값이 폭등한 인도의 장터풍경/AP
신흥국들의 금리인상 등 반(反)인플레 행보가 성장률 저하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중앙은행들은 최근 수주동안 금리를 인상했거나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인도와 러시아는 양파와 밀의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은 식용유와 같은 품목들에 대한 가격 통제에 들어가는 등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저널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주요 개도국들이 모두 인플레이션 확산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6년만에 최고치인 5.9%에 달하면서 인플레이션 억제가 연초 출범한 지우마 호세피 정부의 최대과제로 떠올랐다. 호세피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사회보장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혀왔지만 경기과열 방지 등을 위해 지출통제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중국도 지난해 11월 소비자 물가 5.1%를 기록했고, 특히 식품물가가 같은 기간 11.7%로 급등하자 당국이 금리인상과 은행대출 규제, 생필품 가격통제 등에 나섰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올해 거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을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75%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인민은행이 올해 적어도 3차례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도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8%에 달하자 인도 중앙은행이 지난해 6차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 25일에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식품물가를 잡기 위해 인도인들의 주식 카레의 재료인 양파에 대해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인도는 지난해 성장률이 8.75%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이를 상쇄하면서 빈곤층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뉴델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암리트 마투르(36)는 “올해 임금이 5% 올랐지만 생필품 물가가 크게 올라 실질 임금상승률은 제로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지난해 여름 가뭄으로 인해 밀값 폭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정부의 물가상승억제 목표인 6~7%를 상회한 8.7%를 기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수개월내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칠리 소스가격이 최근 몇달새 3배로 뛰자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각 가정이 화분 등에 고추를 직접 재배하자”는 캠페인을 제안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집중호우로 석탄과 야자유 생산이 차질을 빚었고, 쌀값도 10%나 오르면서 정부가 비싼 값에 쌀을 수입, 빈곤층 지원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또 식품가격 상승의 여파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억제목표치인 4~6%를 초과한 7%에 달했다.
알제리에서는 식량가격 상승과 실업사태 등에 항의하는 소요사태가 지난 7일부터 사흘째 계속되면서 3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신흥국의 금리 인상러시가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니콜라스 콴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세계경제의) 주요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확대도 개도국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스워 섕커 프래이새드 선임연구원은 “신흥국의 (경제) 정책들이 선진국의 정책에 의해 제약을 받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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