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의 지진이 발생한 11일 도쿄시내는 ‘교통지옥’으로 돌변했다. 대중교통에서 전철과 지하철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지진이 지진으로 인한 교통상황은 상상이상이었다. 지하철은 7시간 가량 멈췄고, 기간 교통수단인 JR전철은 다음날 오전에서야 운행이 재개됐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자정을 약간 넘겨서야 일부 지하철 구간이 서서히 운행이 재개됐다. 하지만 지요다(千代田)구 오테마치(大手町)의 사무실에서 시내 남부의 미나미 구가하라(南久が原)의 집까지 가는 길은 평소의 두배 이상 걸린 ‘고난의 여정’이었다. 평소 통근경로는 집 근처의 구가하라역에서 도큐이케가마선을 탄 뒤 카마타에서 JR게이힌도호쿠선으로 갈아타 도쿄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5분여 거리다. 그러나 10개역에 걸리는 시간과 갈아타는 시간, 전철까지의 이동시간을 포함해 대략 45분 걸리는 통근시간이 철저히 지하철만으로 이동하느라 2시간 가량 소요됐다.
12일 오전 0시30분. 우선 오테마치에서 지하철 한조몬선을 타고 9번째 역인 산겐자야에 도착한 뒤 도큐덴엔초후선으로 갈아타고, 4번째 역인 후타고타마가와역에서 내렸다. 다시 도큐오이마치선으로 갈아타고 9번째 역 하타노다이에 멈춘 뒤 다시 도큐이케가미선을 타고 6번째역인 구가하라에 도착했다. 무려 28개역을 거치면서 도쿄 도심에서 서남쪽으로 크게 우회하는 모양인 데다 지하철은 운행점검을 위해 저속운행을 했다. 집 근처 역인 구가하라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20분.
토요일인 12일 초유의 지진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9시20분쯤 집을 나서 다시 오테마치의 사무실로 향했다. JR이 운행을 재개했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의 통근경로를 택했던 것이 실수였다. 카마타에서 JR게이힌도호쿠선을 갈아탔지만 느림보 운행에 급정차를 반복했다. 하마마츠초와 신바시 사이 구간에서는 10분이상 지체하기도 했다.
게이힌도호쿠선은 가와사키와 사이타마 등 도쿄 남·북부 위성도시와 도쿄를 잇는 간선철도인 만큼 승객들이 평소에도 많았지만 이날은 휴일인데도 승객이 평일 출근시간대보다도 혼잡했다. 결국 신바시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고 11시쯤 사무실에 도착했다. 9층에 사무실이 있는 산케이 빌딩이 전날 중단했던 엘리베이터를 가동한 것이 이날 아침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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