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라쿠텐 끝내 게이단렌 탈퇴

서의동 2011. 6. 25. 14:08
일본 재계단체 게이단렌(經團連)에 대해 개혁의지가 없다고 비판해온 인터넷기업 라쿠텐(樂天)이 끝내 게이단렌을 탈퇴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24일 라쿠텐이 ‘(전력산업 등과 관련해) 게이단렌과 방향성이 다르다’며 23일자로 탈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라쿠텐은 2004년 게이단렌에 가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게이단렌의 탈퇴 이유에 대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내놓은 전력생산(발전)·송전 분리방안에 게이단렌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결별키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라쿠텐 창업자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46·사진)은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전력 독점을 용인하려는 (게이단렌의) 태도는 용서할 수 없다”, “탈퇴하려고 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라며 탈퇴 의사를 비쳐왔다. 미키타니 사장은 이튿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책이 다르면 정치인이 (소속정당을) 탈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키타니 사장은 또 트위터를 통해 “전력사업에서 발전과 송전은 분리해야 한다”며 “독점체제에서는 규율도 경쟁도 작동하지 않고, 정부와 유착돼 감시도 소홀해진다”고 밝혔다. 요네쿠라 히로마사 게이단렌 회장이 “송·발전이 분리되면 전력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라쿠텐의 탈퇴를 계기로 에너지 생산·공급 독점체제와 이를 발판으로 구축된 일본의 산업질서에 대한 문제제기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게이단렌 측은 라쿠텐의 탈퇴 신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1997년 창업한 라쿠텐은 인터넷 종합서비스 회사로 일본 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금융과 통신사업, 프로야구(라쿠텐 이글스) 등에도 진출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