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찜통 더위 일본 '절전 열중증' 비상

서의동 2011. 6. 29. 14:10
지난 24일 일본 수도권 일부지역 기온이 40도를 육박, 6월 기온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은 불볕더위가 우려되면서 일본 사회가 ‘열중증(熱中症)’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상 폭염이 몰아친 이달 하순에만 열중증으로 병원에 후송된 환자수가 3000명에 달면서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는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절전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력부족에 직면한 ‘고령대국’ 일본에서 열중증에 대한 공포는 상상을 넘는다.
 


2007년 여름 최고기온이 40.3도를 기록한 군마현 다테바야시시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민생위원들이 고령자 1170가구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열중증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민생위원들은 “절전도 좋지만 더울 때 그냥 참지 마시라”며 필요할 경우 에어컨을 켤 것을 당부하며 절전의식이 강한 노인들을 설득했다. 
 
민생위원 아라이 기요시(74)는 “자각증상이 없는 상태로 열중증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지난 24일 낮 최고기온이 39.8도로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열중증 대책에 비상이 걸린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는 다음달부터 공민관 등 17개 공공시설을 ‘거리의 오아시스’로 지정에 일반에 개방하기로 했다.

도쿄도 아라카와도 오는 9월말까지 구청이 운영하는 공공시설 30여곳을 피서시설로 개방했다.
 
일본에서는 6월 하순들어 폭염이 몰아치면서 열중증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6일 열중증으로 병원에 후송된 환자가 299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6월 기온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1주일간 후송환자수가 지난해 6월 한달간의 후송환자(2276명)을 넘어섰다. 후송 직후 사망한 환자도 7명에 달했다. 
 
보건당국과 지자체들은 노인들의 열중증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인들은 체질상 땀을 잘 흘리지 않아 체온배출이 어렵고, 기온변화에 둔감해 냉방 없이 견디다 열중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화율이 높고 독신가구가 많은 일본에서는 열중증에 걸려 자택에서 쓰러질 경우 ‘고독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쿄도에 따르면 지난해 열중증 사망자 272명 중 70% 가까이가 독신가구였던 나타났다. 노인들의 열중증 피해가 우려되자 지난 27일자 산케이신문은 “노인들은 더운 날엔 주저말고 에어컨을 켜자”는 내용의 사설을 싣기도 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열중증 사망환자 1718명 중 약 79.3%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고, 집에서 쓰러져 숨진 경우가 45.6%에 달했다. 지난해 7~9월 열중증으로 응급이송된 환자수는 5만5000명에 달했다.

열중증이란=비정상적인 고온으로 열을 발산하지 못해 체온조절이 흐트러지면서 발생하는 병으로 열사병으로도 불린다. 온도는 물론이고 습도도 높은 일본에서 매년 적지않은 피해를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