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고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집에 굴러다니고 있는 이 책을 집어들고는 이틀만에 독파했다. 1,2권 합해 700페이지 가량되니까 꽤나
장편인데 소설 줄거리 자체도 흥미진진하지만 쥘베른의 박물학 지식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마 이책에 언급된 바다생물의 종류가 족히 1000종은
될텐데, 이 생물들의 분류는 물론, 과거 역사적 에피소드까지 줄줄이 꿰고 있는데 입을 딱 벌릴 수 밖에 없다.
책을 읽다보면 제주도 앞바다에 잠수정을 타고 바다속을 들여다보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대왕오징어, 향유고래, 크라켄 등 바다괴물들과 싸우는 장면도 생생하다. 바다해양에 대한 지식은 물론, 노틸러스호를 타고 전세계 2만 해리를 돌면서 마주치는 각 지역의 식생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돼 있다. 소설이 아니라 박물지 같은 느낌이 든다.
19세기 유럽은 세계로 팽창하는 제국주의 시대였고, 이국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대중적 호기심이 상상이상이었던 것 같다. 자연과학, 지질학, 생물학 등을 아우르는 쥘 베른의 저작이 인기를 끌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덧붙여 이 책을 번역한 역자에 박수를 보낸다. 그 천여종이 넘었을 다양한 생물들을 일일이 번역해내기 쉽지 않은 작업일텐데, 200개에 가까운 역주로 책에 등장하는 각종 인물과 지리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읽는 내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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