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동일본대지진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일본 경제가 이번엔 엔고(円高)에 발목을 잡혔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당 79엔대가 무너지도록 엔화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일본 자동차협회는 생산단가 절감으로 극복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1달러당 78.45엔을 기록하며 동일본대지진 이래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유동성을 시장에 푸는 양적완화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약세가 두드러졌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이날 “실세와 동떨어진 시장의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는 만큼 계속 주시하겠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은행 정문/경향신문DB
엔고현상에 직격당한 수출 제조업체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시가 도시유키 일본자동차공업회 회장은 13일 긴급성명을 내 “이제는 코스트 삭감에 의해 극복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엔화값이 달러당 1엔 상승할 때마다 도요타는 300억엔(약 4050억원), 닛산은 200억엔(2700억원) 씩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도호쿠 지역 3개 자회사를 통합하는 등 코스트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그룹을 재편키로 했다. 닛산자동차도 오는 10월 규슈공장을 분사하는 한편 부품의 해외조달 등을 통해 코스트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엔고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공장의 해외이전이 본격화할 수 있다. 이미 중견업체들에서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후지쓰중공업은 해외생산비율을 현재의 26%에서 2015년까지 4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완성차업체인 마쓰다도 러시아 극동지구에서 현지생산을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유업계, 관광업계도 엔고에 따른 업황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엔고현상이 8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하면서 “전력부족 우려에 엔고현상 때문에 국내산업의 공동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며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가계소득과 개인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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