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가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부흥노력을 부각시키면서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서기로 했지만 일본내 여론은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지진 피해지역 주민들은 “도쿄에서 하는 올림픽이 피해지역 부흥과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을 제기됐다. 피해복구에만 10조엔(130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마당에 올림픽에 돈쓸 여력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는 지난 16일 도쿄에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일본체육협회·일본올림픽위원회(JOC)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올림픽 유치경쟁에 입후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쿄도는 동일본대지진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며 ‘부흥 올림픽’을 테마로 내세울 계획이다.
하지만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은 17일 피해지역 주민들의 싸늘한 반응을 소개했다. 이와테현 가마이시시 공무원인 사노 아쓰코(35)는 “도호쿠 지역에 어떤 혜택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흥을 위한다면 도호쿠에서 개최하는게 맞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초에 거주하는 와타나베 에쓰코(43)도 “올림픽 유치할 돈이 있다면 피해복구에 쓰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시노마키시에서 피난생활 중인 나카사토 겐지(60)는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어도 이시하라 지사는 유치전에 나섰을 것”이라며 “피해지역이 올림픽 유치의 명분으로 이용당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도쿄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전 당시 개최능력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IOC 여론조사 결과 시민의 지지여론(55%)이 4개 후보도시 중 가장 낮은 것이 감점요인이 되면서 유치에 실패한 바 있다. 일본내의 낮은 지지여론이 재차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교도통신은 최근 사설에서 “부흥재원이 10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왜 올림픽 유치에 나서려는지 의문을 갖는 국민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IOC 총회에서 결정될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는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마드리드, 터키 이스탄불 등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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