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정몽준 황당한 '버스국감' 제안

서의동 2011. 9. 23. 17:11
“공항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국감을 계속할 수 없을까요?”
 
22일 오후 2시55분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장. 국감이 끝날 무렵 뒤늦게 도착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은 질문에 앞서 감사반장인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질문시간이 모자라다는 정 의원의 제안을 박 의원은 ‘버스안 의견교환’으로 수용했다. 이날 국감은 오후 2시15분에 시작돼 불과 1시간만에 끝났다. 
 

경향신문DB


당초 외통위 소속 의원 6명은 21일 저녁 입국한 뒤 이날 오전 국감을 끝내고 중국 대사관 국감을 위해 오후 베이징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5호 태풍이 21일 일본 열도를 관통하며 항공편이 결항되는 바람에 일정이 꼬였다. 국감일정은 일단 오후 1시30분으로 미뤄졌지만 이날 나리타 공항으로 도착한 의원들을 태운 버스가 교통정체로 2시15분쯤 국감장에 도착했다. 
 
오후 5시20분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려면 오후 3시10분에는 국감을 마쳐야 할 처지여서 대사관의 업무보고는 생략됐고, 의원들의 질문시간도 1인당 5분 안팎으로 제한됐다. 의원들은 다른 의원이 질의하는 동안 대사관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1시간 짜리 초미니 국감이 끝난 뒤 신각수 주일대사 등 대사관 간부들은 ‘버스 간담회’를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의원들의 버스에 올라탔다.  
 
이날 국감에서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주일대사관이 1년에 5만1000달러를 사무용품 구입비 명목으로 지출하고 있다”며 주일대사관의 방만한 경비운영 실태를 지적했다. 문희상 민주당 의원은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조총련 계열 재일동포에 대해 정부가 참정권 제한을 검토하는 방안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